지하철 파업 첫날인 21일 지하철운행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나 일부 구간에서는 출근길을 일찍 서두른 시민들이 많은 데다 배차간격도 늘어나 혼잡을 빚기도 했다.

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지하철 이용에 점차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어서 시민들의 당장의 편안함보다는 파업장기화 사태에 더 큰 우려를 나타냈다.

◆ 대체로 원활 =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가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지만 지하철 운행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대체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는 배차간격이 늘었고 출근길을 일찍 서두른 시민들이 많아 아침 일찍부터 혼잡을 빚는 곳도 있었다.

연신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회사원 유모(24)씨는 "지하철 파업을 고려해 사람들이 출근길을 일찍 서두른 탓인지 아침 일찍부터 승객들이 많았다"며 "평소 좌석에 앉아 출근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을 타려던 대학생 김모(25)씨는 "배차간격을 평소와 다름없이 한다는 대책을 세웠다고 하는데 평소보다 2-3분 늦었다"며 "열차 내에 사람이 너무 많아 제때 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을 대신해 간부직원들이 공익요원을 데리고 일하는 등 일손이 딸리는 바람에 일부 역에서는 승차권을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한 간부 직원은 "파업 첫날이라 근무상황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로가 누적돼 근무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걱정했다.

◆ 파업장기화 걱정 태산 = 파업 첫날 지하철 운행이 평소와 큰 차이가 없어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지만 파업 장기화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걱정했다.

시민들은 출.퇴근길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시민들을 고려해 노조가 신속하게 파업을 철회해주기를 당부했다.

회사원 유모씨(30)는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 큰 불편함은 모르겠지만 조금 밀리는 것 같기는 하다"며 "현재 집과 직장이 멀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짜증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우모씨(34)도 "공공부문 파업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월급이 한미은행으로 나오는데 지난번 한미은행 파업할 때 현금출납기에서 돈을 빼려고 길게 줄을 서야 했던 때가 생각난다"고 강조했다.

김모씨(28.회사원)는 "시민 불편을 뻔히 알면서도 노조가 파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노조는 하루빨리 파업을 철회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박상돈.조성현기자 jamin74@yna.co.kr kaka@yna.co.kr eyebor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