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자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공대 교육을 산업단지와 연계하기로 한 것은 눈길을 끄는 발상이다.

지역별 대학이 산업단지내 기업과 손잡고 계약형 학과 도입,산업체 출신 교수 임용 등에 적극 나서게 되면 교육과정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산업 현장과 유리된 교육 부실도 이른바 이공계 위기를 야기한 원인의 하나로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 이런 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대학 전반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때 우리 사회는 이공계 위기라며 여러가지 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산학협력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때 뿐인가 하는 느낌도 없지 않다.

본사가 이공계를 살리자며 국민적 운동에 나선 것은 사실 이런 문제야말로 로드맵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머뭇머뭇하는 사이 이공계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들은 여전히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국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기술경쟁력을 분석한 결과,우리나라는 중국엔 3.8년이 앞서고 일본엔 2.2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ㆍ중ㆍ일간 기술경쟁력 차이가 점차 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그렇게 볼 것이 아니다.

중국은 턱밑까지 쫓아왔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반도체외에는 거의 전산업에서 열위에 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중국보다 앞서 있다는 3.8년과 우리가 일본에 뒤져있다는 2.2년은 단순하게 연수로만 비교할 수 없는 질적 차이가 숨어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갈길은 먼데 쫓기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 걱정스런 것은 기초분야 실력조차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과학경쟁력은 하락중이다.

재작년 12위,작년 16위,그리고 올해 19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로 볼 수 없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경쟁국 학생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일본 내각부 조사 결과는 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국제 논문을 많이 게재한다고 하지만 논문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인용도를 경제규모와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최하위권이란 사실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한마디로 이공계의 위기이고,과학기술의 위기다.

산발적으로 논의할 게 아니라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국가경쟁력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