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2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만자나 데 라스 루체스 국립음악홀에서는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무대에 선 두 연주자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주인공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선(28)과 남성 피아니스트 정진희(28)로 이뤄진 듀오 '오리엔탱고'.이들은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곡과 한국의 유명 민요들을 완벽하게 연주해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국보다 아르헨티나에서 더 유명한 이들 오리엔탱고가 8월6일과 7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피아졸라의 '슬픈 나날들''망각''천사의 죽음', 카를로스 가르델의 '당신이 나를 사랑한 날',그리고 한국 민요 '한오백년''밀양아리랑''진도아리랑'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얼마 전 이라크에서 숨진 김선일씨를 기리는 '고(故) 김선일씨를 위한 추모곡'도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롭게 준비한 곡이다.

이들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탱고음악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향기에 덧입혀진 세련된 '한국적인 정서'라고 볼 수 있다.

풍성한 감정을 바이올린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세련된 피아노 연주 속에 담아 오리엔탱고만의 서정성을 표출하고 있는 것.

부산 출신의 성경선은 지난 91년 아르헨티나로 이민간 뒤 UAP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고 이후 98년 베토벤 음악원을 졸업했다.

서울 태생의 정진희는 93년 이민 후 97년 '프로모시오네스 무지칼레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다양한 연주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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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