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이달말까지로 예정된 기본 골격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협상 자체가수년간 동면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사무총장이 경고했다.

수파차이 총장은 19일 오후(현지시간) 제네바의 WTO본부에서 지난 주말 발표된오시마 쇼타로 일반이사회 의장의 초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식 회원국 대사급 회의가 개최되는데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달중 합의가 무산된다는 것은 불만족스러운 현상유지가 지속됨을 뜻하며 이는 올해 남은 기간은 물론 내년, 심지어는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파차이 총장은 이번에도 선진.개도국의 불화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지난해9월 멕시코 칸쿤 각료회의의 재판이 된다면 지난 99년 출범한 DDA협상에 더욱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47개 WTO회원국의 제네바 주재 대사들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DDA 모댈리티(세부원칙)의 전단계로 제시된 이른바 '오시마 초안'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표명할예정이지만 의견차가 여전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회의는 초안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타진하는 성격이 짙다.

소식통들은 대사급 회의는 각국의 입장을 충분히 듣기 위해 심야 혹은 20일 오전중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WTO회원국들은 오는 27-29일 소집되는 일반이사회에서 초안의 채택 여부를결정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관측통들은 만일 초안이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유럽연합(EU)의 집행위원 교체 등의 중요한 정치적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 수파차이총장의 경고대로 협상 자체는 상당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