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수를 찾아서] (7) 김병웅씨 ‥ '투자승률 93%'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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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승부사.'
김병웅 한양증권 선물옵션팀장은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로섬 게임'이 지배하는 파생시장에서 5년 넘게 계속되는 그의 성공에는 탁월한 매매 감각 외에도 성실성이 바탕에 깔려 있어 그렇다.
매일 새벽 3시면 일어나 그날의 투자전략을 구상하는 게 단적인 예다.
결정한 일은 반드시 이루고야말겠다는 승부사 기질도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든 주요 요인이다.
◆ 전세 계약서를 담보로 잡힌 사연
한일증권(현 우리증권)에 입사한 지난 1996년.
그해 5월 주가지수 선물시장 개장을 앞두고 막 생겨난 부서였던 금융선물실에 첫 배치를 받으면서 김 팀장은 파생시장과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그 부서는 불과 1년여 만에 해체된다.
그의 선배들이 손실을 많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쓰라린 경험은 그가 선물옵션 전문 트레이더가 되는데 오히려 밑거름이 됐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채권팀에 있으면서 그는 파생 공부와 실전 매매를 병행하며 칼을 갈았다.
1년이 채 안되는 동안 김 팀장은 선물옵션 매매에서 약 5백만원의 손해를 봤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매매기법인 '차트분석→수급분석→시나리오분석'의 3단계 분석 이론을 정립한 것은 1999년 초.
김 팀장은 7천만원짜리 전세 계약서를 들고 담당 임원을 찾아갔다.
"손실이 나면 책임을 질테니 선물옵션 투자를 다시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 93% 승률과 5백60억원의 수익
회사의 허락을 받은 그는 혼자 선물옵션팀을 만들어 다시 매매를 하게 된다.
20억원의 자금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첫 달인 1999년 3월 7억3천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우연이겠지' 하던 주위의 시선이 다음달에도, 그 다음달에도 매달 7억∼13억원씩 꼬박꼬박 수익을 거두는 걸 보고 바뀌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2004년 3월까지 만 5년 동안 낸 수익은 자그만치 5백60억원.
매년 1백12억원꼴로 수익을 낸 셈이다.
60개월중 56개월은 이익을 냈고 4개월만 손해를 본 결과다.
이런 성과에 대한 그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1%라도 이길 가능성이 높은 확률이 있는 쪽에 베팅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승산 높은 확률 게임은 차트 분석에서 출발한다.
차트를 통해 장기 추세를 파악, 큰 흐름에서는 여기에 순응하는 매매를 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시점을 찾아 매수하고 과매수 시점에서 매도하면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 아무리 하락장에서라도 20일 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현재 주가와 20일 이평선의 괴리율)가 85%선까지 떨어지면 기술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매수 전략에 나서는게 좋다고 말한다.
◆ 상대의 의도를 간파해야
그렇지만 이같은 차트 분석은 한계가 있어 수급 분석과 시나리오 분석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수급 분석과 시나리오 분석 결과와 차트 분석이 일치할 때야말로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급 분석은 고객예탁금, 프로그램 매매 잔고, 주식형 펀드 수탁고, 외국인 매매 동향 등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인들을 분석하고 현 시점에서 매수세가 많은지, 매도세가 강한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시나리오 분석에 들어간다.
외국인 기관 '큰손' 등 주요 매매주체가 △현재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고 △그들은 무슨 의도로 그 포지션을 구축했으며 △원하는 방향과 반대로 상황이 진행될 때 그들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등등.
물론 자신의 시나리오가 틀릴 가능성에도 항상 대비해야 한다.
김 팀장은 항상 헤지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가령 상승 시나리오에 입각해 콜옵션을 사더라도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일정 부분은 반드시 풋옵션을 함께 사는 것이다.
헤지 비율은 시나리오의 개연성에 따라 6 대 4부터 8 대 2 수준에서 조절한다.
그는 개인투자자가 선물옵션 매매에 가급적 뛰어들지 말기를 권한다.
"개인은 충분한 시장 분석 없이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런 매매는 '백이면 백'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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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5계명 >
(1) 큰 추세에 역행하지 마라 (중장기 추세부터 살펴라)
(2) 매매 전략 수립 선결조건 (시황보고 매매하면 늦는다)
(3) 손절매에 철저하라 (손실 만회할 날 무궁무진)
(4)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 (한 발 앞서 움직여야 한다)
(5) 헤지에 최대한 신경 써라 (자신의 판단은 틀릴 수 있다)
김병웅 한양증권 선물옵션팀장은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로섬 게임'이 지배하는 파생시장에서 5년 넘게 계속되는 그의 성공에는 탁월한 매매 감각 외에도 성실성이 바탕에 깔려 있어 그렇다.
매일 새벽 3시면 일어나 그날의 투자전략을 구상하는 게 단적인 예다.
결정한 일은 반드시 이루고야말겠다는 승부사 기질도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든 주요 요인이다.
◆ 전세 계약서를 담보로 잡힌 사연
한일증권(현 우리증권)에 입사한 지난 1996년.
그해 5월 주가지수 선물시장 개장을 앞두고 막 생겨난 부서였던 금융선물실에 첫 배치를 받으면서 김 팀장은 파생시장과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그 부서는 불과 1년여 만에 해체된다.
그의 선배들이 손실을 많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쓰라린 경험은 그가 선물옵션 전문 트레이더가 되는데 오히려 밑거름이 됐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채권팀에 있으면서 그는 파생 공부와 실전 매매를 병행하며 칼을 갈았다.
1년이 채 안되는 동안 김 팀장은 선물옵션 매매에서 약 5백만원의 손해를 봤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매매기법인 '차트분석→수급분석→시나리오분석'의 3단계 분석 이론을 정립한 것은 1999년 초.
김 팀장은 7천만원짜리 전세 계약서를 들고 담당 임원을 찾아갔다.
"손실이 나면 책임을 질테니 선물옵션 투자를 다시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 93% 승률과 5백60억원의 수익
회사의 허락을 받은 그는 혼자 선물옵션팀을 만들어 다시 매매를 하게 된다.
20억원의 자금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첫 달인 1999년 3월 7억3천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우연이겠지' 하던 주위의 시선이 다음달에도, 그 다음달에도 매달 7억∼13억원씩 꼬박꼬박 수익을 거두는 걸 보고 바뀌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2004년 3월까지 만 5년 동안 낸 수익은 자그만치 5백60억원.
매년 1백12억원꼴로 수익을 낸 셈이다.
60개월중 56개월은 이익을 냈고 4개월만 손해를 본 결과다.
이런 성과에 대한 그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1%라도 이길 가능성이 높은 확률이 있는 쪽에 베팅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승산 높은 확률 게임은 차트 분석에서 출발한다.
차트를 통해 장기 추세를 파악, 큰 흐름에서는 여기에 순응하는 매매를 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시점을 찾아 매수하고 과매수 시점에서 매도하면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 아무리 하락장에서라도 20일 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현재 주가와 20일 이평선의 괴리율)가 85%선까지 떨어지면 기술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매수 전략에 나서는게 좋다고 말한다.
◆ 상대의 의도를 간파해야
그렇지만 이같은 차트 분석은 한계가 있어 수급 분석과 시나리오 분석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수급 분석과 시나리오 분석 결과와 차트 분석이 일치할 때야말로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급 분석은 고객예탁금, 프로그램 매매 잔고, 주식형 펀드 수탁고, 외국인 매매 동향 등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인들을 분석하고 현 시점에서 매수세가 많은지, 매도세가 강한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시나리오 분석에 들어간다.
외국인 기관 '큰손' 등 주요 매매주체가 △현재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고 △그들은 무슨 의도로 그 포지션을 구축했으며 △원하는 방향과 반대로 상황이 진행될 때 그들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등등.
물론 자신의 시나리오가 틀릴 가능성에도 항상 대비해야 한다.
김 팀장은 항상 헤지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가령 상승 시나리오에 입각해 콜옵션을 사더라도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일정 부분은 반드시 풋옵션을 함께 사는 것이다.
헤지 비율은 시나리오의 개연성에 따라 6 대 4부터 8 대 2 수준에서 조절한다.
그는 개인투자자가 선물옵션 매매에 가급적 뛰어들지 말기를 권한다.
"개인은 충분한 시장 분석 없이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런 매매는 '백이면 백'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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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5계명 >
(1) 큰 추세에 역행하지 마라 (중장기 추세부터 살펴라)
(2) 매매 전략 수립 선결조건 (시황보고 매매하면 늦는다)
(3) 손절매에 철저하라 (손실 만회할 날 무궁무진)
(4)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 (한 발 앞서 움직여야 한다)
(5) 헤지에 최대한 신경 써라 (자신의 판단은 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