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기초의원들의 탈선이 도를 넘어서고있다.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기관에서 거액의 해외연수 찬조금을 받는가 하면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폭력사태를 빚고 관급공사 수의계약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등 자질을 의심케 하는 추태와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 안동시 의원 11명은 지난 2월 6일부터 8박9일간 체코 등 유럽 5개국으로해외연수를 떠나면서 농협과 산림조합, 시청.의회 간부직원 등으로부터 찬조금 800만원을 받아 50만원씩 나눠 가진 사실이 최근 밝혀져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구미시의원 3명은 본인이나 친인척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회사가 관급공사를 무더기로 수의계약을 할 수 하도록 시청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일어 지역 시민단체가 "지방자치법 위반"이라며 해당 시의원의 사퇴와 이들에 대한 경찰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실시된 제4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서는 곳곳에서 추태가 드러나고 있으며 의장단 구성을 마친 곳에서는 산업.건설위원회 등 노른자위 상임위원회에 배정받기 위해 서로 알력을 빚고 있다.

울릉군의회 정모(49) 의원은 지난 3일 술집에서 동료의원인 최모(52) 의원을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정 의원은 전반기 의장을 한 최 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자신을 밀어주기로 했으나 최 의원이 재출마 의사를 보이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의장단 선거와 관련, 출마 후보들이 동료의원에 대한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검찰이 관련자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안동시의회는 의장단 선거에서 지지후보 이름 기재란의 뒷면에 기표를 한 투표지에 대해 의장선거에서는 유효, 부의장 선거에서는 무효로 판정, 한 표 차이로 낙선한 의장후보측이 강력 반발하는 등 의회 운영이 파행을 빚고 있다.

이밖에 예천군의회는 후반기 임기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소장층과 노장층이6명씩 갈린 채 서로 의장을 맡기 위해 대립, 여태까지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등경북지역 기초의회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성주군 금수면 주민 박모(38)씨가 지난달 15일 "의원들이 농번기인데도 세금으로 마련된 군 예산으로 2박3일간 금강산 등지로 여행을 다녀왔다"면서 축산 분뇨를 의장실에 뿌리는 등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기초의원들의 비리와 추태에대해 강력 항의하고 있다.

안동시민연대 박명배(朴明培.35) 사무국장은 "비리의원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이들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 주민소환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주민들이 `함량미달'의 인물에 대해서는 선거에서 아예 낙선시키는 등 정치적 의식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