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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재벌정책 토론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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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 앉은 테이블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과 함께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기대감'이 느껴졌다. 방안을 뜨겁게 달구는 '의욕'도 역력했다.

    "마주 앉아 터놓고 얘기하다보면 뭔가 나오겠지."

    참석자들은 목청을 가다듬고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러나 설전(舌戰)이 시작되자마자 분위기는 급속하게 냉각됐다.

    기대감은 순식간에 절망으로,긴장감은 냉소로 바뀌었다. 자리를 털고 나서는 양측 관계자들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던 '재벌정책 토론회'의 풍경이다.

    여·야 초선의원 3명이 재계와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논객(論客)들에게서 직접 재벌정책 이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자고 마련한 자리였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개혁대상인 재계를 공개석상에서 처음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자리여서인지 언론의 관심도 컸다.

    "재벌개혁은 재벌기업을 위해 하자는 겁니다.그런 점에서 보면 참여연대야말로 친재벌 아닙니까?"(참여연대측 A교수)

    "앞으로 10년후에 우리가 무얼 먹고 살지 고민하는지 모르겠네요.재벌을 매도하지만 과거 반도체산업 적자날 때 계열사 지원을 받아 이만큼 키운 게 재벌체제 아닌가요.금융산업 분리하라고 하는데 금융허브를 누가 만듭니까?"(재계측 B박사)

    "신용카드사들이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만들어 냈고 일부는 공적자금까지 받았지만 총수들은 멀쩡합니다.이제는 전경련이 나서서 재벌체제를 바꾸도록 해야 합니다."(참여연대측 C교수)

    "지배구조를 놓고 국내에선 이렇다 저렇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지배구조 보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의 주식을 사는 줄 압니까?"(재계측 D교수)

    대화는 이런 식이었다.

    간간이 출자총액규제 개선방안 등을 논의한 것을 빼고 토론은 4시간째 원점에서 맴돌았다.

    핵심은 재벌체제를 인정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였다.

    논쟁은 마치 '벽'을 사이에 두고 이뤄지는 듯했다.

    상대방이 얘기할 때 천장을 쳐다보고 때론 등받이에 고개를 대고 허공을 주시하는 '귀막고 등돌린' 벽들.한 참석자는 토론회 후 밖으로 나가면서 "답답했는데 비 한번 참 잘 온다"고 말했다.

    박수진 경제부 기자 notwoman@ha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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