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맹비난했다. 김건희 여사와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을 특히 문제 삼았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갖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지켜봤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며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민심을 수용하고 변화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했다.박 원내대표는 이어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특검법 요구를 '정치 공세'라고 한 데 대해 "국민들은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을 알고 싶어 한다"며 "이를 정치 공세로 몰아붙이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4·10 총선을 통해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절박한 외침 이후 기자회견인데,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며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냐"고 했다.한 대변인은 "특히 국민의 명령인 김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윤 대통령은 왜 70%에 가까운 국민께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지, 왜 총선에서 국민께서 심판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변할 생각이 없음이 확인됐다"며 "'부족', '미흡', '송구', '사과'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2년 국정 운영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잘할 것 같다는 확신을 얻은 국민은 없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보고를 통해 지난 2년의 성과를 설명하고,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등 향후 3년의 국정 운영 계획을 밝혔다.윤 대통령은 “저출생 원인의 하나인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개선하기 위해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사회 구조개혁을 힘차게 추진하겠다”며 “정책들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서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고 단순한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아젠다가 되도록 하겠다”며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국회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