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 신드롬'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최근 들어 대형 스타 부재에 허덕이고 있는 연예계에 신선한 활력까지 불어넣을 정도다.

SBS TV 특별기획 '파리의 연인'에서 재벌 2세이자 '백마 탄 왕자' 한기주 역을 맡아 '내 마음을 뺏어봐'이후 6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박신양(36)은 유부남 연예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기 드라마는 스타를 만들어낸다.

영화보다 영향이 더 크다.

올해만 해도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소지섭, '천국의 계단'의 권상우 등이 시청률 40%를 넘기는 드라마 인기와 함께 톱스타로 부각됐지만 박신양의 경우는 이들과 다른 측면이있다.

오랜 기간 배우로서 역량을 축적해온 만큼 CF나 단 한 편의 드라마를 통해 반짝 스타로 떠오른 연예인들과는 차별된다.

박신양 신드롬의 파급효과는 우선 뛰어난 연기력이 밑받침된 '배우로서의 재발견'이다.

이때문에 박신양의 전작들이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다.

멜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던 98년 영화 '약속'과 지난 4월 개봉한 '범죄의 재구성'이 네티즌들에게'꼭 봐야 할 필수 영화'가 되고 있다.

카메오 출연한 '달마야 서울 가자'도 박신양이 등장하는 신에서 '2분 보기 위해 7000원을 투자한다'고 작정한 여자들의 괴성이 터질 정도.

또한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해 샅샅이 파헤치는 네티즌들의 속성 덕분에
박신양이 부른 노래가 인터넷 사이트마다 떠돌고 있다.

특히 2000년 개봉작 '킬리만자로'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 수록된 '슬픈 인연' 등 3곡이 네티즌의 귀를 즐겁게하고 있다.

박신양이 모델인 LG패션 '마에스트로'는 카탈로그가 동이 난 상태.

이미 발빠른 네티즌들은 이 화보로 플래시 영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자사 최고의 재단사에게 특별 제작을 맡겼던 마에스트로는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때문에 광고시장에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소속사에는 10여개가 넘는 회사에서 CF 출연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회사 사장으로 나오는 까닭에 자동차CF부터 햄버거 광고까지 그의 극중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는 콘티를 들고 줄을 서고있다.

무엇보다 박신양에게 돌아가는 효과는 대중성이 확보된 만큼 배우로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

박신양의 담당 매니저인 싸이더스 HQ의 김상영 이사는 "우선 외국 진출이 용이해졌다고 본다.

신양씨는 오래전부터 해외 진출을 위해 영어회화 등 기본 준비에 충실해왔는데 보다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드라마 인기를 발판으로 아시아 권역을 시작으로 한 '한류스타'로서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만큼 훨씬 나은 조건으로 원하는 작품을 택할 수 있게 됐다는 뜻.

김 이사는 "아직 '파리의 연인' 이후 작품은 결정되지 않았다.

워낙 다작도 아닌 스타일이고. 드라마가 끝나고 난 후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

다만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박신양 본인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드라마 시작 전 나이가 들었다는 의견 때문에 시청률 30%만 넘겨줘도 고맙겠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나 자신도 어리둥절하다"며 박신양 캐스팅을 반대했던 이들이 듣기에 의미심장한 멘트를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