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정기예금 등 은행 고유의 상품 대신 투신사 및 자산운용사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 상품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중 국민 우리 하나 신한 조흥 외환 등 6개 시중은행의 수신상품별 증감현황을 집계한 결과 정기예금 정기적금 신탁계정 등 은행 고유상품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투신 및 자산운용사 상품인 수익증권과 MMF(머니마켓펀드) 판매액은 급속히 증가했다.

대표적 은행 상품인 정기예금은 지난 상반기중 1천1백8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작년 파업으로 인해 이탈했던 예금이 돌아오고 있는 조흥은행(1조8천4백26억원 증가)과 우리은행(8천7백99억원)을 제외하면 4개은행은 정기예금이 감소세를 보였다.

정기적금의 경우 상반기중 6개 은행에서 총 6천7백9억원이 빠져나갔다.

신한은행만 8백37억원 늘었을 뿐 나머지 5개 은행의 정기적금은 일제히 감소했다.

은행 신탁도 상반기에 수탁고가 2조9천4백54억원 줄었다.

조흥은행과 외환은행만 소폭 증가했을 뿐 나머지 4개은행은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상반기중 은행들이 판매대행한 수익증권은 3조8천5백40억원 증가했다.

MMF도 5조7천2백80억원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저금리체제가 지속돼 은행상품이 경쟁력을 급속히 잃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은행들이 자금을 운용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유계정 상품 판매를 꺼리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제2금융권 상품의 경우 △은행들이 운용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데다 △판매액에 따라 일정한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며 △부실이 발생할 여지도 없어 은행들이 판매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