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간 군림해온 하인리히 폰 피러(63) 독일 지멘스 그룹 회장이 내년 초 사임하고 클라우스 클라인펠트(46) 정보통신 부문최고경영자가 새 회장에 오른다.

지멘스는 7일 폰 피러 회장이 내년 1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감독위원장으로 물러나고, 카를-헤르만 바우만 현 경영감독위원장은 내년으로 임원 정년인 70세가 돼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는 폰 피러 회장의 사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나 지멘스대변인은 "그룹 최고 경영진의 세대 교체가 시작됐다"고만 밝혔다고 전했다.

당초 폰 피러 회장의 임기는 오는 9월 끝나지만 본인도 회장직에 대한 미련을시사해 임기가 최소한 1-2년 연장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폰 피러 회장은 지난 수년 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수만 명을 해고하고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관철시켜 노조와 대립해왔다.

클라인펠트 차기 회장 내정자는 미국 내의 지멘스 사업체들의 지주회사인 뉴욕지멘스 코퍼레이션의 대표를 맡다가 지난해 11월 그룹 최고경영진에 합류했다.

지멘스는 또 이날 세계 4위인 휴대전화기 제조업체인 ICM과 유선전화 설비 업체인 ICN을 통합하고 현 ICM 이사인 로타르 파울리를 책임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통합 목적이 경비 절감이라고만 설명했으나 관측통들은 이는 지멘스가단순한 휴대전화기 판매업체에서 벗어나려 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CN의 토마스 간스빈트 현 사장은 클라인펠트 차기 회장이 맡아왔던 정보통신부문 책임자가 된다.
. 또 루디 람프레히트 ICM 사장은 아프리카와 중근동, 독립국가연합 책임자로서보쉬-지멘스 가정용 전기용품, 광열기 업체인 오스람, 후지쓰-지멘스 컴퓨터까지 총괄하게 된다.

지멘스는 철도용 차량과 초고속 열차, 자동차 부품, 전력, 의료장비, 휴대전화기, 전화망 장비 등 다양한 사업을 하며 종업원은 41만7천명이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