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장영신 회장(68)이 한국경영사학회(회장 김영래·충북대 교수)가 선정하는 '2004년 창업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6백여명의 경영학 교수들로 구성된 학술단체인 한국경영사학회가 지난 94년부터 매년 국내 기업 창업자를 발굴,시상해 온 이래 여성 경영인이 수상자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경영사학회는 선정 이유에서 "한국 기업가 사상 최초의 성공한 여성기업인으로 솔직과 상식,정직으로 일관된 '정도 경영'을 통해 여성으로서 남성을 뛰어넘는 탁월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1954년 남편인 고(故) 채몽인 사장이 세운 비누 제조회사 애경유지공업을 생활용품·화학·유통 등 3개 사업영역에서 16개 계열사(작년 총 매출액 1조6천억원)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1972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창업주를 대신해 경영일선에 나선 그는 정확한 판단과 대범한 자세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한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차 석유파동 때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했고 80년대 수입개방 압력이 커지자 유니레버 등 다국적 기업과 합작을 통해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대처했다.

재계의 '여걸',여성 CEO의 '대모'답게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전경련 부회장도 맡았으며 정계에도 진출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국경영사학회는 이번 창업대상 수상을 기념해 연말까지 장 회장의 경영철학과 경영이념,애경그룹의 경영활동과 경영전략 등을 담은 연구논문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창업대상 시상식은 9일 오후 4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개최된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