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내수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점장의 대출 전결한도를 축소하고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오는 12일부터 담보가 있는 가계대출의 지점장전결한도를 종전의 5억∼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여 운영하기로 했다.

담보가 없어 부실의 위험성이 높은 신용대출의 지점장 전결한도는 3천만∼5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또 거액의 예금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예금담보 대출에 대해서는 이전까지 금액에 관계없이 지점장 전결로 처리했지만 앞으로는 대출금이 50억원 이하일 때만 지점장 전결로 가능하도록 했고 50억원을 초과할 때는 본점 심사역과 협의하도록 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가계대출에 대한 지점장들의 전결한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직무전결규정을 바꿔 각 지점에 내려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리스크 관리모델 개발회사로 유명한 영국 엑스페리온사에 의뢰해 놓은 새로운 개인신용 평가시스템을 하반기중에 본격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대출승인 과정에서 종전보다 정교한기준이 적용돼 고객들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진다"며 "은행으로서는 부실률을 크게낮출 수 있고 우량 고객들은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득이 낮거나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고객들은 대출을 받기가 더욱 힘들게 되거나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된다.

우리, 신한 등 다른 은행들도 지점장 전결한도 축소 등 가시적인 조치는 취하지않고 있지만 하반기 경영전략의 초점을 자산 건전성 강화와 연체율 감축에 맞추고있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내수와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가계대출 뿐 아니라 모든 여신에 대한 심사와 관리가 엄격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