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외교노력에도 불구,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된 가나무역 김선일(33)씨가 23일 새벽 끝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이라크 무장단체가 살해 시한을 연기했다는 일부 보도가나오면서 김씨의 구출 노력에 한줄기 빛이 드리워지는게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이나왔던 터라 김씨의 피살 소식은 더욱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전날밤 10시쯤 예고없이 외교통상부를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면서 김씨 구출노력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청와대로 돌아왔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불과 2시간여만에 김씨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보고받고 큰 슬픔과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새벽 1시쯤 이종석 NSC 사무차장으로부터 유선보고를 받았으나 큰 충격에 빠진 듯 "알았다"고만 밝히고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마설마 했는데 이라크 무장단체가 끝내 김씨를 살해했다"고 분개하면서 "이번 사태가 우리의 이라크 추가 파병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말했다. 이와함께 NSC는 새벽 2시부터 1시간여동안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긴급상임위를 열어 향후 대책을 집중 논의했고, 이라크내 테러집단에 의해 피살된 이번사건을 반인륜적 테러로 규정, 강력히 규탄했다. NSC는 특히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라크 임시정부와 연합군 당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피해자 시신의 조속한 국내 송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미 파견된 현지대책반의 임무를 전환, 현지의 공관원과 함께 수습대책반을 구성.운영하기로 하는 한편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필수인원을 제외한 체류 국민의 신속한 철수대책을 강구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권 보좌관 외에 정세현(丁世鉉) 통일, 반기문(潘基文) 외교,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 고영구(高泳耉) 국가정보원장, 한덕수(韓悳洙)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이 배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김범현기자 cbr@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