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인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보다 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21일 한국학술진흥재단 후원으로 한림대학교 고령사회연구소와뉴욕한인봉사센터(KCS)가 한국과 뉴욕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한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ㆍ비교한 결과 나타났다. 조사는 KCS산하 뉴욕 코로나ㆍ플러싱한인경로회관에 나오는 60세 이상 한인 노인 254명과 서울ㆍ춘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1천276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2년 11월부터 2004년 4월까지 면접 형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슬퍼할 일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한국 노인들은 25.9%가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뉴욕 한인 노인들은 15.1%만이 그렇다고 답해 한국 노인들의심리적 혼란감이 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노인(50.3%)은 뉴욕 한인 노인(32.7%)들보다 더 외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게 여겨진다'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응답한 한국 노인은 36.6%였지만 뉴욕 한인 노인은 14.2%에 불과했다. `사는 것이 힘드냐'는 질문에 한국 노인들은 15.4%, 뉴욕 한인 노인은 10.6%만이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전혀 아니다'라는 대답은 한국이 14.3%, 미국이 22.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젊을 때만큼 행복하냐'는 질문에 뉴욕은 16.4%, 한국은 5.7%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한국 노인 19.7%와 뉴욕 노인 16.4%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노인들은 성생활만큼은 뉴욕 노인들보다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자와 성생활에 만족한다는 대답이 뉴욕 한인은 9.9%에 그친 반면, 한국 노인은 두 배가 넘는 21%에 달했다. 노환 시 수발 책임과 관련한 노인들의 의식차이도 보였다. 한국 노인의 4.8%는`본인과 자녀가 함께 책임 져야 한다'고 답했지만 뉴욕 노인의 37.6%는 자신의 몫이라고 답했다. `자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답한 한국 노인은 56.5%이지만 뉴욕 노인은 7%에 그쳤다. 월평균 용돈과 관련, 한국 노인은 평균 17만원을 쓰고, 뉴욕 한인 노인은 252달러(약 30만원)를 사용한다고 조사됐다. 뉴욕 노인은 절반 이상(54.8%)이 현재 한국 사회로 돌아간다면 자신의 가족이속할 계층에 대해 하층이나 중하층에 속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한국 노인에 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음주나 흡연을 삼가기 때문에 자신이 건강하다고 느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책임을 맡은 한림대 심리학과 이주일 교수는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생각을 비교ㆍ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한국노인들의행복지수는 뉴인 한인 노인보다 더 낮게 조사됐다"고 말했다. 조사ㆍ연구에는 이 교수 외에 뉴욕시립대 대학원센터 이정미 박사, 뉴욕주립대올바니캠퍼스 정지원 교수, KCS 류철원 상담실장 등이 참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