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전체 발행주식의 26%에 달하는 자사주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 BW(신주인수권부사채)나 EB(교환사채) 등 주식 관련 채권에 자사주를 덧붙여 팔려던 당초 계획이 최근 주가하락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대규모 BW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자사주로 떼우면 될 것을 돈으로 막아야 할 처지다. KT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JP모건과 6억달러(7천억여원) 규모의 10년짜리 무기명식 고정금리부 달러 표시 사채 발행계약을 맺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 재무부채권 금리에 1.30%포인트를 얹은 비교적 양호한 조건으로 발행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자금조달 뒤에는 속사정이 있는 법. 이번 외화채 발행은 내년 1월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BW 5억달러어치의 상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해외 BW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주당 6만8천4백16원인 반면 현 주가는 4만원을 밑돌고 있다. 따라서 BW를 인수했던 마이크로소프트측도 권리행사를 포기한 상태다. BW를 통해 자사주를 처리하려는 KT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채권 상환을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KT가 2002년 5월 자사주 교환 조건으로 발행한 대규모 국내 EB도 또 다른 부담이다. 내년 5월 만기가 돌아오는 EB의 발행잔액은 1조3천2백25억원. 이 역시 교환가격이 현 주가 수준보다 훨씬 높아 현금으로 갚아야 할 상황이다. KT가 연말이나 내년초쯤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란 관측도 이래서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대폭 반등하지 않는 한 BW나 EB로 자사주를 소화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