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지난해 연중행사처럼 파업을 벌이면서 온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었던 노동계가 또다시 총파업에 나선다고 한다. 위기론까지 불거질 지경에 이른 나라 경제는 안중에도 없이 노동계는 파업부터 생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6일째 계속되는 병원노조 파업만으로도 국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젠 교통과 산업현장까지 마비시키겠다고 한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16일 시한부 파업을 벌이기로 했고 민주택시연맹도 전국적으로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올 노사분규가 이미 지난해보다 50%나 늘어난 상태인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달 말엔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2차 총력투쟁까지 펼칠 예정이란다. 금속산업연맹 공공연맹 건설산업연맹 등이 총력투쟁결의대회와 전국동시다발 집회를 갖는 한편 집중투쟁일로 정한 29일엔 10만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가해 총파업을 벌인다는 것이다. 여기엔 국내 최대사업장인 현대차노조까지 합세할 가능성이 높아 파급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총파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경총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가 산업현장을 마비시킬 경우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헤어나기 힘든 수렁에 빠져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노동계 요구는 기업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주장이 많아 더욱 걱정이다. 민노총 산하 노조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및 정규직화,근로조건 후퇴없는 주5일 근무제,사회공헌기금 조성,노조의 경영참여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기업의 생존에 막대한 부담을 주거나 협상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 셈이다. 협상 시즌만 되면 일단 파업부터 벌이고 보는 식의 전투적 노동운동은 정말 문제다. 자신의 일터에 스스로 피해를 입히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근로자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노사가 함께 윈-윈하는 길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4일자부터 '노사 상생의 길을 찾는다'는 시리즈를 싣고 있는 것도 극단적인 노사분규를 피해보자는 뜻에서다. 노사가 함께 살 수 있는 사례는 국내외 기업들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포스코의 경우 사상최대실적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근로자 지원 등을 위해 임금동결에 합의했고, 만성분규 사업장이던 통일중공업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무분규 합의를 이뤄낸 점 등이 좋은 예다. 도요타가 40년간 무분규를 이어오고 있는 사실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