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13일 치러진 유럽연합(EU) 의회선거에서 회원국 집권당들이 대부분 패배했다. 의석수에서는 중도우파가 1그룹 자리를 유지했다. 회원국이 25개로 늘어난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심화되면서 투표율이 유럽의회 선거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 집권당 패배ㆍ중도우파 승리 =이번 유럽연합 의회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집권당의 참패다. 이는 이번 선거가 EU 차원의 쟁점보다는 국내정치 상황에 더 좌우된 결과로 풀이된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은 21.5%를 득표해 44.5%를 얻은 제1야당 기민당에 참패했다. 독일 사민당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선거 사상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도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이 16.6%를 얻고 사회당이 28.9%를 득표했다. 영국도 제1야당인 토리당이 27.4%를 확보하고 UK독립당(17%)까지 약진해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22.3%를 얻는데 그쳤다. 네덜란드 벤 보트 외무부 장관은 선거 결과에 대해 "많은 나라의 집권 연정 입장에서는 재난"이라고 말했다. 25개국 선거 결과를 종합해 차기 EU의회의 이념 성향을 분석하면 중도우파의 의석비중이 37%로 중도좌파보다 약 10%포인트 앞서가는 상황이 그대로 유지됐다. 중도우파 정당 연합체인 유럽국민당 유럽민주주의자(PPE DE)는 이번 선거에서 7백32석 중 2백75석(기존 2백32석)을 확보해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중도좌파 연합인 유럽사민당(PSE)그룹은 2백석(기존 1백75석)을 얻었고, 유럽자민당(ELDR)이 66석을 얻어 뒤를 이었다. 동유럽 10개국의 신규 가입으로 이번 선거에서 전체 의석은 6백26석에서 7백32석으로 1백6석 늘어났다. ◆ 투표율 사상최저 =이번 선거는 회원국 확대로 유권자가 3억5천만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어 유권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투표율이 유럽의회 선거사상 가장 낮은 45.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규가입 10개국의 투표율은 26.4%에 불과, EU 확대가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추진됐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투표율 저조는 영국 폴란드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지에서 유럽통합 회의론자들이 부상하는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