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dkkim1127@kicox.or.kr >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복잡한 세상일보다 건강과 장수에 관한 이야기를 화제로 삼는다. 얼마 전 오랜 친구들과의 모임에선 처음으로 진지한 애기를 나눴다. 나이 들면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모처럼 속내를 드러내는 격론 끝에 '베스트 오복(五福)'을 뽑기에 이르렀다. 바로 '건강·아내·재산·일·친구'였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사는 법.나이가 들면서 건강과 장수에 대해 슬슬 걱정이 앞선다. 세월이 갈수록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노화되기 마련인데 '행복한 노후'를 꿈꾸니 솔직히 그 비법을 찾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늙더라도 끝이 없는가보다. 운동은 수많은 연구사례에서 밝혀졌듯이 가장 확실한 장수 비법이다. 육체적 운동과 더불어 가장 좋은 또 하나의 운동은 일이다. 자식 눈치 안 볼 정도의 재산도 필요하다. 일본 에히메대학이 최근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인생의 반려자인 아내가 없을 경우 남성 사망률이 80%나 더 높아진다고 한다. 어려울 때 함께 하는 친구를 인생의 성공 요소로 꼽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다. 친구들이 나이깨나 들면서 공감대를 이룬 것은 이같은 다섯가지 소중한 '비법'이지만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때마침 최근 조찬 모임에서 만난 박상철 국제노화학회장(서울대 교수)은 '1백세인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운동과 음식,일상생활 등에서 올바른 습관의 생활화가 바로 장수비결인 것이다. 의외로 간단한 것 같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삶의 지혜가 담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인생의 '행복방정식'은 대개 비슷하지만 특히 물질적 욕심을 경계하고 있다. 서경(書經)은 다섯가지 복(장수·돈·건강·인덕·편안한 임종) 중에서 돈(富)에 주의할 것을 지적했다. 송나라 사상가 주신중(朱新仲)의 오계(五計)에서도 다섯가지 계획(生計·身計·家計·老計·死計) 중 노후계획은 잘먹고 잘입는 일보다 탐욕없이 곱게 사는 것임을 강조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어느덧 80세에 근접,본격적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건강 백세'의 꿈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게 다르겠지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베스트 오복(五福)'을 한번쯤 뽑아보자.건강하고 행복하게 천수(天壽)를 누리는 방법은 미리 알고 노력하는 만큼 얻어진다는 생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