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투자은행들이 일본 사모펀드시장에서 현지 적응에 실패,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영국 투자펀드인 3i와 스위스 UBS캐피털이 작년과 올초 각각 도쿄에서 철수한 데 이어 영국 HSBC의 프라이빗이쿼티(사모펀드) 부문이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영국 프루덴셜의 자회사인 PPM벤처스는 연내 철수 방침을 정했다. 프라이빗이쿼티에 팔린 기업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다섯배나 늘어 5천1백60억엔이 된 것과 대조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은 10일 "도쿄의 사모펀드시장에서 퇴각하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더 나올 것 같다"고 보도하고 "금융 전문가는 많지만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커넥션이 없고 현지 사정에 어두운 점"을 실패 요인으로 분석했다. 일본에서 장수하고 있는 미국 어드밴티지 파트너스의 리처드 폴섬 대표는 "일본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면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라며 "한 두명만 앉혀 놓고 다른 아시아 나라까지 챙기면서 사업을 따낼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프라이빗이쿼티는 비상장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남기는 투자펀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