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만두 쇼크'가 연간 1천4백억원 규모의 만두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쓰레기로 버려야 할 단무지를 만두 소로 만들어 식품업체에 공급한 업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소식에 7일 시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할인점에는 뉴스가 보도되기 전에 구입한 만두의 반품 주문이 줄을 이었으며 판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할인점들도 의심만 갖고 제품을 철수시킬 수 없어 문제가 된 업체의 명단을 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경찰청이 명단 공개를 거부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이 오후 4시쯤 업체 명단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피의자 보호를 들어 6시쯤 다시 삭제하는 등 하루종일 혼란이 계속됐다. ◆ 소비자들 격분 소비자들은 여름철 간식용으로 즐겨먹는 만두에 '쓰레기 단무지'가 들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김용애씨(35ㆍ여)는 "뉴스를 듣고 냉장고에 두었던 만두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면서 "버려야 할 단무지를 만두소로 만든 업체와 이를 알고도 납품받은 업체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점심시간에 남부터미널 인근 음식점을 찾은 최규철씨(54)는 "먹는 음식을 갖고 장난을 치는 업체는 미성년자 성폭행범처럼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만두소 재료 시장을 70% 점유한 한 업체가 걸렸다면 대부분의 만두가 불량재료로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아니냐"며 불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 할인점 만두코너 썰렁 할인점 매장 내 만두코너는 지난 6일 저녁부터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서울 상계동의 한 할인점 관계자는 "평일 하루 만두 판매액이 1천만원어치에 육박했으나 오늘은 개시도 못했다"고 전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만두류 매출이 연간 3백70억원에 달해 이번 만두파동의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품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 61개 점포를 갖고 있는 이마트는 이날 점포별로 5∼10건의 만두제품 반품 요청을 받았다. 할인점들은 일단 반품은 모두 받아준다는 방침이다. 또 KFDA 홈페이지에 일시 공개된 일부 업체의 제품을 철수시켰으며 앞으로 추가 확인되는 업체의 만두제품을 모두 거래중단키로 했다. 롯데마트는 "현재까지는 문제 업체가 없지만 앞으로 확인되는 대로 거래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모든 만두제품에 대해 유해요소중점관리(HACCP)검사를 진행하고 문제가 있는 제품은 전량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옥석 가려줬으면 유명 식품업체들은 "이번 사건으로 만두 업계 전체가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면서 옥석을 가려줄 것을 주문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아침부터 언론과 소비자들로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쳤다"면서 "비리업체와 영문 이니셜이 같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청은 문제가 된 제품을 전량 폐기처분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기완ㆍ장규호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