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노 대통령의 경제위기 과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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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경제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장된 위기론을 잠재우는 것"이라는 식의 안이한 경제 현실 인식을 되풀이 강조한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소기업 및 영세상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약속하는 등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엿보였다.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올해 5%대를 시작으로 임기동안 매년 6%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대통령이 경제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퍽 다행스런 일이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경제인식이 과연 합당한 근거를 갖고 있는지엔 의문이 없지 않다.
성장률 등 거시지표만 보면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경제현실은 그렇지 않은 까닭이다.
수출만 잘되고 있을 뿐 내수와 투자가 극도로 부진하고,청년실업이 양산되고,신용불량자만도 4백만명에 육박해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가고 있는 처지다.
그런데도 일부 세력이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경제위기론을 과장하고 있다거나 대안없는 비판은 삼가라는 식의 경고성 발언을 하는 것은 비판여론에 자물쇠를 채우자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특히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경제성장의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의 어려운 현실이다.
기업들은 요즘 장기불황에다 고유가,노사문제 등으로 보통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기업의욕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얘기다.
기업 의욕을 부추기지 않고선 투자가 살아날 수 없고 그리 되면 경제의 성장기반마저 무너진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경제는 위기적 상황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한 기업현실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던 점이 특히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