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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테크' 고수를 찾아서] (1) 최정현 <신아투자자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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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재테크 환경은 한 마디로 '시계 제로'다.


    은행예금 금리는 3%대로 떨어졌고 부동산 시장은 '붕괴'의 위기감마저 돈다.


    주식시장도 섣불리 접근하기가 겁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수익을 내는 '고수'들은 있게 마련이다.


    이번주부터 재테크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고수들을 찾아 그들의 투자 경험과 비법을 들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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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ㆍ옵션에 미쳐서 흘러온 세월….

    남은 건 카드 연체와 사채업자의 빚 독촉뿐이다.

    파생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망가지진 않았을 텐데….

    이제와서 누구를 원망하리

    혼자서 울어봤자 소용 없다.


    < ID:왕철새, 팍스넷 개인투자자 토론실(2002년 12월5일) 중에서 >



    파생시장(선물ㆍ옵션)은 '정글'이다.


    약자는 무참하게 쓰러지고 강자는 배를 불린다.


    약자는 항상 '개인투자자'들이다.


    주가가 요동쳤던 지난 한 달간 개인들이 잃은 돈은 총 1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정현 신아투자자문 사장.


    그는 이런 정글에서 지난 8년간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부(富)와 명성'을 쌓아 왔다.


    선물ㆍ옵션 시장의 '고수(高手)'인 최 사장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 주식시장이 내게 다가왔다


    최 사장은 원래 검사 지망생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86학번)를 다니면서 법학을 복수 전공했다.


    그러나 사시 합격의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고시에서 연거푸, 그것도 1차에서 낙방했다.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그가 차선으로 선택한 길은 '은행원'이었다.


    S은행에 입행한 뒤 우연한 기회에 근로자주식저축에 가입, 3백만원을 묻어뒀다.


    어느날 증권사 브로커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다.


    '묻어만 두지 말고 거래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성화에 못이겨 자신이 몸 담고 있던 S은행 주식을 샀다.


    그런데 웬일인가.


    다음날 바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상한가를 확인한 후 바로 팔았다.


    몇 달 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브로커의 전화 때문에 산 S은행 주식은 다음날 또 상한가를 쳤다.


    1년에 딱 두번 매매했는데 두번 모두 상한가를 친 것이다.


    그 해 S은행 주식이 상한가를 기록한 날은 단 이틀.


    "당연히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죠. 제가 주식시장에 다가간 것이 아닙니다. 주식시장이 제게 다가왔죠."


    이후 최 사장은 본격적인 개인투자자로 변신한다.



    ◆ '파생 제자'로 입문


    최 사장이 주식에 빠져 있을 무렵 S은행 파생상품팀은 당시 금융권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이 은행 파생상품팀장 Y씨는 당시 '파생의 달인'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어깨 너머로 Y씨의 매매기법을 배우던 최 사장은 그의 '파생 제자'가 된다.


    최 사장이 평생의 업(業)으로 삼은 '파생 트레이더'의 길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최 사장은 '환상적인 경험'을 한다.


    한 달 만에 8천만원을 2억원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았다.


    1주일 만에 2억원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



    ◆ 승승장구, 부티크 시절


    '은행원은 안되겠다. 이제는 선물·옵션으로 끝장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최 사장은 98년 초 은행을 그만두고 은행 내 파생상품팀 5명과 함께 부티크(사설투자팀)를 차린다.


    파생 투자의 달인으로 통했던 Y팀장이 주축이 됐다.


    최 사장의 부티크는 '승승장구'했다.


    "1년7개월 만에 원금의 약 2백배는 벌었다"는게 그의 얘기다.


    크게 거래할 때는 하루에 선물 2천계약도 주물렀다.


    매매 방식은 데이 트레이딩과 포지션 트레이딩을 합친 스윙매매를 선호했다.


    부티크 당시 최 사장은 친척과 지인의 돈도 많이 불려줬다.


    "친척 한 분이 5천만원을 맡겼죠. 이틀 뒤 전화를 걸어 5천만원을 찾아 가라고 했죠. 물론 원금 5천만원은 저한테 그대로 있고 수익금 5천만원을 돌려준 거죠. 그리고 열흘 뒤 또 전화를 해서 5천만원 수익이 났으니 찾아 가라고 했죠. 이후 그 친척분은 제게 열흘에 한번씩 전화를 걸어 왔죠. 아직 5천만원 못벌었냐고요."


    99년 7월 어느날.


    최 사장은 갑자기 부티크 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31살 젊은이에게 부티크 생활은 너무 무미건조했죠."


    부티크를 그만둔 후 '유학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결국 창업을 택한다.



    ◆ 제도권 속으로


    그래서 설립한 회사가 '신아투자자문'이다.


    99년 10월 자본금 35억원 규모로 생긴 이 회사는 '국내 1호 파생 전문 투자자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 최 사장은 '자신의 돈'을 갖고 하는 매매는 중단했다.


    오직 고객의 돈을 운용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고객 돈(수탁고)은 2백억∼2백50억원 수준이다.


    상품은 두 가지로 나뉜다.


    원금 대비 30∼50%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스펙(투기를 의미하는 영어인 Speculation의 줄임말)형'과 15∼20%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안정형'이 그것.


    스펙형은 장세 전망에 따라 선물을 사고 파는 그야말로 투기적인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낸다.


    반면 안정형은 원금의 95%가량을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5%만 갖고 옵션을 매매한다.


    최 사장은 "스펙형의 경우 최소 1억원, 안정형은 5억원 이상은 돼야 운용을 맡는다"고 했다.



    ◆ 파생 8년, 그만의 노하우


    파생시장에서 8년을 굳건히 버텨온 최 사장의 생존 전략은 뭘까.


    그는 3가지 기법을 소개했다.


    첫번째는 갭을 이용한 선물투자법.


    선물지수를 기준으로 장 시작과 함께 갭 상승 또는 갭 하락이 0.5포인트 이상 발생한 후 갭의 절반 이상이 메워지면 추세는 반대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는게 요지다.


    예컨대 선물이 1포인트 갭 상승한 후 상승폭이 0.5포인트(1포인트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그날은 오히려 선물이 하락할 공산이 더 높다는 것.


    이 때는 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선물 매도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두번째는 '0.2포인트'를 이용한 지지선ㆍ저항선 선물투자법이다.


    지지선으로부터 0.2포인트 이상 하락하면 그 지지선은 깨졌다고 봐야 한다.


    반대로 저항선으로부터 0.2포인트 이상 올랐다면 그 저항선은 돌파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지선과 저항선을 기준으로 매매를 하는 개인의 경우 이 기준선으로부터 선물지수가 0.2포인트를 벗어나면 그때 진입하는게 좋다.


    마지막으로는 지난 4월말이후 급등락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역으로 이용하는 투자법.


    시스템트레이딩이란 과거의 주가변동 및 매매동향 등의 데이터를 계량적으로 분석한뒤 미리 선물(또는 주식)을 사고파는 조건을 설정, 기계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매매방법.


    최 사장은 "시스템트레이딩은 장이 시작한뒤 20~40분 사이에 본격적인 매매를 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9시40분 이후에 증시가 하락쪽에 무게가 실리면 선물매도를, 상승쪽에 무게가 실리면 선물매수를 하는게 최근같은 급등락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 개인 투자자들에게…


    초보 투자자는 가급적 선물ㆍ옵션시장에 뛰어들지 말라는게 최 사장의 권고다.


    "7~8년 전만해도 국내 파생시장은 '아마추어들의 놀이터'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그때부터 아직까지 살아남은 개인은 이제 '프로'가 됐습니다. 외국인과 투신 등 기관투자가도 이 시장에 들어 왔어요. 신참자가 들어와 살아남기엔 결코 녹록치 않은 곳입니다."


    그래도 파생시장에 참여하길 원하는 개인들은 손절매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실규모가 자신이 정해놓은 한계를 넘어서면 과감하게 손을 털고 나와야 한다는 것.


    개인은 <>자산 손절매(투자원금이 정해진 한도까지 손실이 났을때) <>시간 손절매(정해진 시간까지 예측한대로 되지 않을때) <>가격 손절매(투자한 선물ㆍ옵션 가격이 일정한도 이상 떨어졌을때) <>멘털(mental) 손절매(손실 등으로 불안한 심리상태일때) 등 4가지 유형의 손절매를 모두 지켜야 한다고 한다.


    그는 "특히 많은 손실을 봐 흥분한 상태에 빠져들거나 지나치게 자만심에 빠졌을 때는 며칠씩 매매를 쉴 수 있는 멘털 손절매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철규ㆍ이상열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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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 사장의 5대 투자원칙 >


    (1) 장중에 보조지표는 무시한다. (스톡캐스틱, 볼린저밴드, 이격도 등 은 장중에 보지 않는다)

    (2) 오버나잇은 없다. (테러라도 나면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다)

    (3) 수급에 순응한다. (주도 세력이 사면 따라 산다. 팔면 따라 판다)

    (4) 손절매는 생명처럼 지킨다. (매매 자신감의 원천은 과감한 손절매다)

    (5) 동물적으로 매매한다. (비둘기처럼 추세에 순응하고 토끼처럼 심약한 마음으로 손절매를 지키며 여우처럼 수익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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