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벌써부터 밤잠을 설치게 한다. 여름철 불청객 모기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일본 뇌염모기다. 일본 뇌염모기에 감염되면 별다른 치료약이 없는 데다 목숨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일본 뇌염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며 예방 백신을 미리 맞아두는게 중요하다. ◆ 일본뇌염 치료법 없어 =올해는 일본뇌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8일 전국에 일본 뇌염 주의보를 발령하고 어린이들에게 미리 예방접종시킬 것을 권고했다. 지난해보다 2주나 빨리 주의보를 내린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4일 제주도에서 채집한 모기 13마리중 3마리(23%)가 사람에게 일본 뇌염을 옮기는 '작은 빨간집 모기'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뇌염은 주로 논에서 사는 '빨간 작은집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제2군 법정 전염병이다. 일본 뇌염의 잠복기는 4∼14일이며 고열 두통 의식불명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경과가 좋을 경우 발병 1주일쯤 지나 열이 내리면서 낫지만 경과가 나쁘면 발병 10일 이내에 환자의 5∼10%가 사망한다. 회복이 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중추신경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환자의 20∼30%는 언어장애, 판단력 저하, 사지운동 저하 등 후유증이 남는다. 문제는 일본 뇌염을 치료할 적절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 뇌염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12세 이상은 생백신 한 번만 접종 =일본 뇌염이 유행하는 시기는 7월 중순부터 9월이다. 면역력을 확보하려면 한 달 전에 예방접종을 해야 하므로 6월 중순까지는 접종하는 게 좋다. 백신은 종류에 따라 맞는 시기외 횟수가 다르다. 현재 접종되는 일본 뇌염 백신은 1967년부터 사용돼온 '사(死)백신'과 2002년 한미약품이 국내에 첫 도입한 '생(生)백신(씨디제박스)' 등 2종류가 있다. 사백신은 죽은 쥐의 뇌에서 뇌염 바이러스를 배양해 얻은 것이다. 생백신은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를 동물 신장세포에서 배양해 그 가운데 면역력은 형성하지만 독성은 없는 변종 바이러스를 골라내 백신으로 사용한다. 일본 뇌염 백신은 생후 12개월 후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사백신은 만 12세까지 총 다섯 번 접종해야 하며, 생백신은 만 6세때까지 세 번 맞으면 된다. 12세 이상은 사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생백신을 한 번만 맞으면 일본 뇌염을 예방할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