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아트 '첩첩산중' .. 아그넬리 회장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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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피아트가 심각한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다.
지난 수십년간 계속된 투자실패로 만성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최근에는 경영진들이 잇따라 사망해 회사설립 1백5년 역사상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움베르토 아그넬리 피아트 회장이 지난 28일 암으로 사망하면서 파산위기를 넘기고자 애써온 이 회사의 경영권 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69세의 나이로 숨진 아그넬리 회장은 지난해 2월 피아트를 40년간 이끌어온 전설적 인물이었던 형 지오반니 아그넬리가 세상을 떠나자 회장에 취임했었다.
그는 누적된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피아트를 회생시키기 위해 가족들의 자금을 끌어모으고,보험 등 수익성 사업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회사 정상화 작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피아트는 주력 사업부문인 '피아트 자동차(FIAT Auto)'는 물론 트럭·농기계 사업부문의 판매가 살아나지 않아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사협상에 대한 정부개입이 확대되면서 생산성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24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은행과의 출자전환 협상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아그넬리 회장의 죽음으로 지난 1899년 피아트 창업의 원로세대가 모두 사라져 기업 내부에 중심추가 사라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룹 후계자로 지목됐던 아그넬리의 아들 역시 1997년 암으로 사망했으며,결국 창업자 가족 중 현재 피아트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지오반니 아그넬리의 손자인 존 엘칸(28)이 유일하다고 FT는 전했다.
현지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피아트의 경영권 구도는 지분 30%를 보유한 아그넬리 가문의 지주회사인 IFIL과 이 회사 지분 10%를 보유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차기 피아트 회장은 지분매각을 가속화시킬 인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