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yoon@hanaro.com 독일 작가 미하엘 엔데의 유명한 소설 '모모'는 빼앗긴 시간을 되찾기 위해 회색인과 싸우는 한 소녀의 모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린이보다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한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꼬마 소녀 모모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1시간33분 동안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고 말이다. 직장인들이 하루 평균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시간은 1시간33분이라는 조사 결과가 얼마 전 발표되었다. 하루 평균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1시간'이라는 응답자가 52.3%로 가장 많았고,'2시간'이 24.9%,'3시간 이상'이 14.5%로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자기 계발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12.4%나 됐다. 이쯤 되면,직장인들이 자기 계발을 위해 주로 무엇을 공부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예상대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영어(31.4%)'를 꼽았고 '인맥 넓히기(14.5%)','업무 관련 교육과정 수강(12.1%)', '대학원 등으로 진학(11.6%)','제2외국어(10.6%)','자격증 따기(9.4%)'가 1%)'가 가 그 뒤를 이었다. 창조와 상상력이 무한가치를 생산하는 시대에 직장인들의 자기 계발은 아날로그적 사고가 아니라 디지털형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직장인들의 성공 키워드로 자리잡은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을 '24시(時)형 인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양에만 의존해 광합성을 하던 아날로그 시대에는 아침형 인간이 환영받을지 몰라도 변화와 혁신이 세상을 이끌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는 아침이건 저녁이건 새벽이건 시공간을 초월하여 자기 계발을 실천에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어렸을 때,산에 들어가 공부하다 싫증이 나자 스승에게 말도 없이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 산 중턱에 이르러 바위에 도끼를 갈고 있는 노파를 보게 되었다. 알고 보니 그 노파는 바늘을 만들기 위해 도끼를 바위에 갈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마부작침(磨斧作針)'이다. 인재를 개발하는 것은 기업의 일이지만 자기 계발은 직원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요즘 직장인들의 신조어로 떠오른 것 중에 '샐러던트'라는 말이 있다. 이는 직장인을 뜻하는 샐러리맨(Salaried man)과 학생(Student)의 합성어인데 일과 회사에 대해 달라지고 있는 직장인들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샐러던트'라 불리는 이들은 급변하는 제도와 기업 환경,냉혹한 시장논리에 적응하기 위해 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자,그럼 이번엔 꼬마 소녀 모모가 당신에게 질문할 차례이다. 당신은 1시간33분 동안 무엇을 하며 과연 '자기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