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연세대에서 가진`리더십 특강'에서 "정직이 최고의 술수"라며 신뢰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역사의식을 `통찰력'으로 규정, 역사를 진보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지도자의 최고 덕목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중요하다고 여기는 지도자의 자질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요즘정치공학 책을 보면 국민을 어떻게 속이고, 어디를 자극할까 하는 기술이 수없이 많이 나오는데 답답하다"며 "정치적 술수에서 최고의 단수는 투명한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신뢰와 민주주의중 신뢰가 먼저로, 모든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지도자들의 언행이 다르면 그 사회의 신뢰가 붕괴되는 만큼 지도자는 진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드골을 존경하느냐'는 다른 학생의 물음에 "존경하나 가치 비중의차이가 많고 용납못할게 있기 때문에 리더십 스타일이 지금의 한국에 꼭 들어맞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침략한 독일에 의해 수립된 괴뢰정부를 수용하지 않았고 친독파를 숙청한 드골의 원칙과 막강한 카리스마를 높이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금 존경하는 사람은 링컨"이라고 소개하고 분열 위기에 처했던 미국연방의 유지및 노예제 폐지를 동시에 유연하게 풀어갔던 그의 전략적 사고,미 남북전쟁 대처와 전후처리, 남북화해정책을 예시하면서 "민주적 리더십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모든 사례를 링컨이 남겼다"고 극찬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링컨이 (죽지 않고) 남북전쟁후 화해정책을 폈으면 탄핵소추받아 의회에서 표결됐을지도 모른다"며 "(링컨 사후) 임기를 이어받은 존슨 대통령이 화합정책을 밀고가다가 탄핵소추를 받았는데 의회에서 한표차로 이겨 간신히 쫓겨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에 비유, "그땐 직무정지가 없었대요"라며 웃었다. 노 대통령은 또 성실, 공정, 절제, 헌신, 책임, 자기확신, 도덕성, 용기, 결단, 선동능력등을 지도자 덕목으로 거론한 뒤 "핵심은 역사와의 관계로, 역사를 진보하는 방향으로 끌어갔느냐, 퇴보하는 방향으로 역류시켰느냐가 최고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그래서 (독일) 아데나워, 브란트 수상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아데나워 총리는 서유럽과 달리 산업화가 한발 늦었던 독일을 유럽 일원으로 인식시켜 유럽통합 질서를 이끌었고, 브란트 총리는 동방정책으로 탈냉전 흐름의 단초를 제공했던 지도자들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