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미흡한 중국 시장개척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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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부의 후베이성 우한.2천5백년 전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도읍지로 쑨원이 신해혁명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 도심에 위치한 훙산예당은 얼마전 한류열기에 휩싸였다.
어린이에서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6백여명의 중국인들이 좌석을 꽉 메웠다.이들은 한국의 인기가수 백지영의 율동과 용인대 학생들의 태권도 시범에 환호와 열띤 박수로 호응했다.
동부 연안에서 시작한 한류(韓流)가 내륙까지 파고들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번 공연은 주중 한국대사관이 후베이성 및 후난성 정부와 공동으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팀코리아(Team Korea)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최한 한·중 우호주간 행사의 하나였다.
김하중 주중대사는 "한국기업들이 드문 곳을 찾아 시장을 진단하면서 지방정부와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도 높이자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팀코리아 프로젝트는 현지 중소기업들의 기(氣)를 살리는 부수효과도 거뒀다.
원자재 수입을 위한 신용장 개설에 애로를 겪던 의류업체 다정복식의 최홍수 사장은 김하중 대사가 직접 후베이성의 부 성장에게 애로를 건의하면서 일이 쉽게 풀리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사절단이 우한에서 5시간 차를 타고 도착한 후난성의 성도 창사에선 한류 전파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공연장 임대료를 낼 몇천만원이 모자라 공연을 못했다"는게 대사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판에 박힌 공무원들의 말이라고 흘려 보내기에는 찜찜했다.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지원체계가 비효율적이라는 평소 생각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우리정부의 중국시장 개척 지원은 전시회 참가 지원,지원기관 현지사무소 개설,시장개척단 모집 등으로 기업 진출만큼이나 차이나 러시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한·중 수교 12년 만에 2만여개 기업이 2백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체계는 미흡하다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좀더 효율성이 강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요즘 효율성을 중시하는 과학적 발전관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