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각문제를 둘러싸고 갈등 양상으로 치달았던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가 갈등설 진화를 위해 적극 나섰다. 26일 밤 닷새간의 설악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정 전 의장은 2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정치 선배고 늘 함께 해왔다"며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불편한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언론의 `입각 갈등' 보도에 대해 "(실상은 전혀 없는) 허깨비"라고 일축하면서 "조만간 김 전 대표와 식사를 하든, 차를 한잔 마시든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휴가를 보내는 동안 갈등설이 고조된데 대해서도 "내가 한 일이라곤 의장직 사퇴하고 휴가간 것 밖에 없다. 그것이 팩트"라면서 자신과는 무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김 전 대표측도 "정 의장이 만나자고 한다면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갈등설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고, 복지부 장관 거부설도 "어떤 것도 구체적으로 제의받은 바 없고 의견교환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두사람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듯 사전 통보설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하면서 "입각은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일 뿐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만간 양자회동이 이뤄질 경우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갈등설은 표면적으로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같은 갈등 수습 움직임은 일시적 미봉에 불과할 뿐 당 정체성 논란과 대리전 양상의 원내대표 경선 등을 거치면서 쌓인 양측의 앙금을 쉽게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 전 의장이 이날 휴가 후 첫 일정으로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 문제를 논의하고, 조만간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기로 한 것 등을 놓고 통일부 장관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김 전 대표측도 복지부장관설에 대해서는 "준비가 안됐다"는 이유를 들어 여전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결국 한달 가량 남겨놓은 개각이 이들에게 말미를 준 것일 뿐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두 사람과 다시 만나 최종 입각문제를 협의할 가능성이 있고, 이들의 입각 문제가 자체적으로나 여권내에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가능성 등이 향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