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6일 오전 금강산 초대소에서 제1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전체회의를 개최해 서해상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 북측 남측손님에 각별한 배려= 0...북측은 남측 대표단을 맞으며 예우에 각별히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북측은 이날 오전 10시 회의에 앞서 30여분 먼저 회의장소인 금강산 초대소에도착한 남측 대표단을 2층 객실에 머물도록 배려했다.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객실은 스위트룸 형식으로 꾸며져 있었다"라며 "접대에 상당히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초대소 1층에도 사전에 남측 대표단 수행인원을 위한 상황실을 별도로 꾸미고이곳에 회의장과 연결하는 스피커 시설까지 설치하는 등 꼼꼼히 준비한 모습이 보였다. 북측은 남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금강산초대소로 비포장 도로를 달려올때 먼지가 날 것에 대비,대형 물차를 동원해 물을 뿌려주기도 했다. 회담 시작에 앞서 이뤄진 남북 수석대표 간의 대화에서도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는 "손님 접대는 조선의 예법"이라며 "혹 불쾌한 점은 없었는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회담 직전 북측과 최종 접촉에 나섰던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일단 지금까지는 분위기가 좋다"며 "하지만 회담이 결과를 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남측 보따리 너무 크다"= 0...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회의실은 금강산 초대소 1층에 마련됐다. 안익산 수석대표 등 북측 대표단은 회의 시작 10여분 전에 회의장 입구에 일렬로 서서 남측 대표단을 기다렸다. 북측 대표단은 박정화 수석대표를 시작으로 남측 대표단이 회의장으로 다가오자일일이 악수를 한 뒤 함께 입장했다. 북측은 회담 테이블 중앙에 각각 수석대표가 앉도록 하고 그 옆에서 그간 남북 군사실무회담의 실무대표로 서로 접촉한 바 있는 문성묵 국방부 대북T/F팀장(대령)과 북한의 유영철 대좌(대령급)를 배치시켰다. 북측 안 수석대표는 남측 대표단 책상에 놓인 두터운 회담 준비 서류철을 바라본 뒤 "남측이 가져온 보따리가 너무 크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남북 수석대표가 악수를 할 때에도 그는 취재진에게 "잘 찍어달라"고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의장 벽에 걸린 대형 그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최고 인사들의 모습이 아닌 해금강의 풍경이었다. = 대표단 남북 군차량이 길안내= 0...남측 대표단의 방북은 군사분계선 남쪽 지역에서는 남측 군차량이, 북쪽 지역에서는 북측 군차량이 안내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남측 대표단이 탑승한 차량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지역으로 들어서자 회의장인 금강산 초대소 인근까지인 10여㎞ 구간의 도로에서는 200∼300m 간격으로 북한군인들이 정자세로 도열해 남측 대표단을 맞았다.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남측 대표단에 대한 예우 그리고 북측 주민의 접근 통제와 함께 중도에 차량에서 대표단 중 일부가 이탈할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쁜 농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온정리 일대에서는 군인 이외에 북한 주민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남측 군 인사의 군사분계선 통과 방북은 1992년 평양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순수하게 군사회담이라는 명칭으로 우리측 군 인사가 방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강산 지역 일대에서는 도로 상에서도 인근 산 지역에 위치한 북한군 포대 진지가 보일 정도로 북한 군시설이 일부 노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 군사회담서 홍일점 여사무관 '인기'= 0...통일부 남북회담 사무국의 임현정(林炫廷.29) 사무관이 남북 대표단 통틀어유일한 여성 대표로 참석해 인기를 끌었다.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임 사무관은 행정고시 45기 출신으로 2002년 11월 통일부에 발을 들여놓은 뒤 줄곧 남북회담 사무에만 종사해 북측 인사들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 임 사무관은 대표단이 숙소인 금강산콘도를 출발해 회의장에 도착할 때까지 남측 대표단원들에게 남북출입사무소 통과 요령과 북측 사정을 설명해주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임 사무관은 "특별히 그동안 여성이란 점을 의식하지 않았지만 군사회담 성격상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며 "앞으로 정보분석 업무에 정통한 통일부 일꾼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금강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