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을 떨게 하는 사린 가스가 처음 생산된 것은 지난 1930년대 독일 나치 과학자들에 의해서였다. 청산가리보다 500배나 강력한 사린은 2차대전 막바지에 나치 수용소에서 집단가스 처형에 사용됐다. 이후 가장 잘 알려진 사용 사례는 1988년 3월 이라크 북부 할라브자 마을에서 이라크군이 살포해 쿠르드족 5천명을 숨지게 하고 6만5천명을 상하게 한 것이다. 당시 이라크군은 사린과 겨자가스, VX를 섞어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1995년 3월에는 도쿄 지하철에서 옴진리교 신도들이 이 가스를 살포해 12명이 숨지고 5천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주된 이유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사린가스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른 화학무기들과 마찬가지로 사린가스는 아직까지 전장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다. 2차대전 당시는 독일군과 연합군이 모두 이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억지력으로 작용했다. 유기인산염을 원료로 한 사린은 호흡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며 구토와 맹렬한 두통, 시력 저하와 시야 제한, 침흘리기, 근육 경련,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 증세에 이어 죽음을 초래한다. 다량을 흡입할 경우 폐 주변 근육이 마비돼 신체 분비물 억제를 담당하는 화학물질의 기능이 중지됨으로써 폐에 침과 콧물 등이 가득 차 질식, 또는 익사하게 된다. 무색, 무취, 무미한 사린을 소량이라도 흡입하면 죽지 않더라도 폐와 눈, 중추신경계가 영구 손상을 입게 되며 공기보다 무거워 날씨에 따라 최고 6시간동안 살포현장에 머무른다. 대량살상무기 확보에 혈안이 된 일부 국가들은 핵무기보다 값싼 사린에 눈독을 들여 왔으나 지금까지 보유 사실을 공식 시인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이집트, 이란, 리비아도 사린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은 지난 2002년 시리아가 사린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정권은 1984년부터 사린 생산을 시작, 1995년에는 790t을 보유했다고 시인했으며 1990년대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사린을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