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7일 의장직을 사퇴,6월 개각시 입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정 의장은 15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문제를 논의해 이같이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도 끝났고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해 참여정부 집권 2기가 시작됨에 따라 당도 새롭게 시작하고 출발해야 한다"며 사의를 밝혔고,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것 같다고 열린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이 전했다.


정 의장의 이같은 입장정리는 참여정부 집권2기에 맞춰 당도 새로운 인물을 포진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정 의장이 욕심을 부린다"는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과 6·5 재·보선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퇴 후 진로에 대해 정 의장은 여전히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입각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정 의장이 입각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입각할 경우 정보통신부 장관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이 사퇴하면 당내 서열 2위인 신기남 상임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한다.


'천·신·정 트리오' 가운데 정 의장이 당에서 빠지는 대신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회를,신 위원은 당을 맡게 되는 등 두 사람의 위상이 높아지게 된다.


이와 관련,여권핵심부는 7월께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체제를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염동연 이광재 조경태 서갑원 당선자 등을 중심으로 한 친노(親盧)그룹이 청와대의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당의 핵심축으로 부상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한편 노 대통령은 오는 20일 열린우리당 신·구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며 열린우리당 입당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