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의 개원을 앞두고 상임위 배정을 둘러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우리당 원내지도부는 한나라당이 오는 19일 원내총무를 선출한 뒤 곧바로원구성에 대한 협의에 들어가고 국회 개원에 맞춰 상임위 배정을 마무리 짓겠다는방침이다. 우리당은 개인의 전문성과 희망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상임위 배정의 원칙을정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의원들의 선호가 대부분 재경위와 건교위 등 소위 `물좋은'상임위에 몰려있어 복잡한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소속 의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임위 배정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국회에 처음 입성한 108명의 초선 의원들이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맡는 상임위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상임위 배정 경쟁은 더욱 가열될 분위기다. 상임위 배정에 대한 의원들의 치열한 경쟁은 당내 `일하는 국회 추진위원회'가주도하고 있는 당선자 분과활동 배정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추진위원회는 개원에 앞서 의정활동에 대한 심도있는 준비를 돕기 위해 지난달26일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의 희망을 받은 뒤 당선자들을 정치행정, 경제노동, 통일외교안보, 여성보건복지환경, 사회문화교육 등 5개 분과로 나눴다. 위원회 측은 불가피하게 자신의 희망과 다른 분과에 배정된 당선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일부 당선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분과 재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위원회 측은 "분과위원회는 단순히 개원 준비를 위한 임의적인 구분으로 상임위 배정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당선자들을 달랬지만, 반발의 정도가 심해 상당히 곤욕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조만간 당선자들의 희망을 접수해 잠정적으로 상임위 배정에 들어갈 것"이라며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본인의 희망을 고려해 상임위 배정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9일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야 본격적인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한 당내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아직까지 상임위 배정을 둘러싼 경쟁은가시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3선 이상 의원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몫으로 예상하는 7~8개 상임위원장자리를 놓고 당내 물밑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내대표(구 원내총무) 선출과정에서 후보자들 사이에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을 맞바꿔오기도 했던 관행이 이번에도 재연될 지 주목된다. 이번에도 출마의사를 밝혔다가 중도사퇴한 몇몇 후보자들 경우 상임위원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