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과열 진정을 통해 산업구조조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또 과열억제 대상업종에 철강생산 원료인 칼슘카바이드와 합금주철 2개를 추가하고,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한 '국민주택관리방법' 시행에 들어가는 등 경기진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철강가격 하락 속에서도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97년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4월 경기지표들은 과열 진정효과가 아직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과열 억제로 산업구조조정 하겠다=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인민은행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는 '산업정책과 대출정책 연계 강화' 통지문를 시달했다고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올초 작성한 산업구조조정 지도목록 가운데 금지 및 제한에 해당됐던 항목에 대해 금융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에는 '일부업종 저급 중복건설 항목'을 통해 철강 비철금속 기계 건자재 석유화학 경공업 방직 의약 인쇄 등의 분야를 위주로 구체적인 제재대상을 적시했다. 용적이 1백㎥ 이하 용광로가 금지류에 오른 게 한 사례다. 전력 등 자원소비 및 환경오염,위생건강 등의 기준을 적용했다. 특히 제재 대상이 구체적이어서 지방정부가 회피할 수 있는 빌미를 없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은 "모든 금융기관은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3개 부처는 수시로 접촉해 진행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투자금지 대상 공장이나 투자프로젝트는 폐쇄 및 중단조치하고 신규 대출중단은 물론 자금회수에 들어가도록 했다. 제한 대상은 일정기간 개선기회를 주되 이 기간에 신규대출을 중단토록 했다. 주중한국 대사관 송재정 재경관은 "국유기업 구조조정으로 사라져야 할 부실기업들이 경기과열을 틈타 살아 남았다"며 "이번 조치는 이들 기업을 도태시키겠다는 의지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열억제 조치 계속된다=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과열억제 대상에 전력소모가 많고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칼슘카바이드와 합금주철 2개 업종을 추가하고 이들 업종이 밀집한 장쑤 등 13개 성과 시에 태스크포스를 구성토록 했다.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전력 세제 토지 등 특혜조치 취소,오염도가 높은 업체 폐업 등 5가지 조치가 시행된다. 특히 과열업종으로 지목된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6월1일부터 수출 부가세 환급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알루미늄 생산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수출시 부가가치세 환급률이 15%에서 8%로 줄었는데 이마저도 없어져 비용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은 또 지난 13일부터 국민주택 개발업체와 투자자에 대한 판매 제한을 골자로 한 관리방법 시행에 들어가는 등 부동산 거품을 빼기 위한 조치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투자자가 국민주택을 팔 때 주변의 집 값과 비교해 그 차액의 일정비율을 정부에 반납토록 하고,개발 업체도 정부가 규정한 기본가격과 변동 폭을 초과해서 팔면 안된다. 국민주택은 중국 신규주택의 15~20%를 차지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일 "인민은행은 3분기까지 추가적인 과열진정 조치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4월의 경기지표들은 중국 지도부에 더욱 강한 조치를 취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2일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기 앞서 "4월 지표를 본 뒤 추가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