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전자부문 연구개발(R&D)에 2조3천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오는 2010년까지 모두 30조원을 투입해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선다. 또 1만4천명 수준인 R&D 인력을 2010년까지 3만명 이상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LG그룹은 12일 평택 LG생산기술원에서 구본무 회장 주재로 '전자부문 사업기술 전략회의'를 갖고 이 같은 R&D 투자 확대 방안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유식 ㈜LG 부회장,김쌍수 LG전자 부회장,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등 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들과 2차전지 등 정보전자소재사업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의 노기호 사장 등이 참석했다. LG그룹은 2010년까지 '세계 3대 전자·정보통신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R&D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올해 전자부문 R&D에 작년(1조9천억여원)보다 21% 증가한 2조3천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규모를 늘려 2007년에 4조원 수준,2010년에는 6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R&D 투자액의 60% 이상은 △이동식단말기 △디지털TV △평판 디스플레이 등 '중점 육성사업'에 집중된다. 또 홈네트워크,휴대용 영상기기,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에 대한 R&D에 올해에만 3천억원이 투입되는 등 신규사업 및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LG그룹은 현재 1만4천명 정도인 국내외 R&D 인력을 오는 2007년께 2만4천명으로 확대한 뒤 2010년에는 3만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LG그룹은 이와 함께 사업부문별 장기 전략을 논의,이동식단말기의 경우 유럽형이동통신(GSM)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2007년께 세계 3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디지털TV는 첨단 핵심 칩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북미 등 선진시장을 본격 공략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앞선 투자와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본격화해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백색가전 분야는 상업용 에어컨 부문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가전 등 신성장사업을 중점 육성할 방침이다. ㈜LG 홍보팀 정상국 부사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핵심 기술력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전자부문 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