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학대 사건으로 미군 당국에 의해 기소된 헌병 7명 중 한 명인 미 여군 헌병은 포로들에게 자백을 강요하기 위해 극단적인 학대를 자행했다고 시인했다. 현재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는 사브리나 하먼(26) 미군 헌병 스페셜리스트(특기병)는 8일자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우리의 임무는 그들이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그들에게 지옥을 만들어주어 자백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먼은 e-메일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포로학대 행위는 죄수들이 심문 전 온순해지기를 원한 군 정보부의 지시하에 행해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먼은 또 자신이 소속된 헌병 부대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책임지고 있는군 정보부 장교들 외에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심문을 담당한 민간인 용역 요원들로부터도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 피자 가게 보조 매니저로 일했던 하먼은 훈련기간과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일하는 동안 전쟁 포로의 처우를 규정한 제네바 협약에 대해서는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기소된 이후 처음으로 제네바 협정을 읽어보니 교도소 안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협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먼은 피라미드식으로 쌓여있는 알몸의 이라크 포로들 옆에서 이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속의 인물이다. 한편 이라크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행위를 찍은 사진들이 속속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NBC 방송은 9일 미군이 이라크인 수감자를 거의 죽을 정도로 구타하고 여자 수감자를 강간하는 장면이 들어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시신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이라크인 교도관이 소년을 강간하는 장면이 들어 있는 비디오 테이프도 입수됐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