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일부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 교도소에 수감된 70대의 한 이라크 노인 여성에게 마구를 채우고 마치 당나귀처럼 그의 등에 올라타 네 발로 기게하는 등 심한 학대를 가했다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인권담당 특사인 앤 클루이드 의원이 5일 밝혔다. 클루이드 특사는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 이 70대의 이라크 여성을 만나 그가 주장한 미군에 의한 학대사실을 조사한 결과, 그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당 의원인 클루이드 특사는 지난 18개월 동안 이라크를 다섯 차례 방문,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비롯, 영국군과 미군이 관할하는 형무소들을 찾아 문제의 이라크 여성이 주장하는 교도소내 포로학대 여부를 탐문조사해 왔다고 전했다. 또 클루이드 특사는 문제의 이라크 여성은 축출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연계됐다는 혐의로 지난 해 7월 체포됐으나 그는 그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루이드 특사는 "그 여성은 아무런 기소절차 없이 약 6주간 교도소에 수감됐었다"면서 "수감기간동안 그는 인격 모욕과 함께 당나귀로 취급돼 몸에 마구를 채우고 한 미군 병사가 그의 등에 올라탔다"고 전했다. 이어 클루이드 특사는 그같은 포로 학대는 지난해 바그다드 소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와 다른 연합군 수용소에서 자행됐다면서 그러나 그 여성은 자신에게 학대를 가한 미군 병사 및 관련 부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루이드 특사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여성은 현재 타박상 상흔이 남아있지만 건강은 회복됐다면서 "그 사건은 현재 만족스럽게 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 현지 당국자가 그 여성을 방문했으며 조만간 수감시 압수했던 개인 보석류와 물품을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이라크 여성문제에 접근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친척이 영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총리실은 클루이드 특사가 아직까지 이라크 여성 학대사례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블레어 총리에게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클루이드 특사가 전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런던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