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하락과 채권 및 외환시장 추세 전환의 여파로 홍콩 정부의 외화보유기금 168억홍콩달러(2조5천190억원)가 공중 증발했다. 홍콩의 중앙은행 총재로 정부보유 외화자금 운용의 귀재인 얌치콩(任志剛) 금융관리국 총재는 3일 입법회 재경사무위원회에 출석해 지난달 168억홍콩달러를 날렸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가 하락하고 유로화와 엔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서고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1분기 외화보유기금 운용 수익 168억홍콩달러를 모두 날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달 발생한 손실 내역을 투자 대상별로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않았으며 다만 개괄적으로 올해 벌어들인 운용 수익금을 모두 탕진한 정도라고만 답변했다. 얌치콩 총재는 지난해 정부 외화보유기금을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 등에 투자해모두 8백97억홍콩달러(13조5천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정부 재정적자 감축의 효자 역할을 해왔다. 그는 "올해 전세계의 금융 투자시장은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고 평가하고 "정부가 올해 외화보유기금 목표 투자수익금 120억홍콩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을 지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기침을 하면 상당수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감기에 걸리거나 심지어 폐렴에 걸린다"면서 "특히 홍콩 경제는 중국의 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홍콩이 단기적으로 추위를 느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제개혁으로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