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대주주의 `소유-지배권간괴리도'가 일정 수준 유지돼야 기업의 성과가 더욱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소유-지배권간 괴리도란 실제 소유 지분과 의결권 행사 지분간의 격차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는 시장 개혁 로드맵의 일환으로 소유-지배권간 괴리도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지난달 29일 공정위를 방문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이날 내놓은 `소유-지배 괴리도와 기업 성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가 소유-지배권간 괴리도 분석을 위해 표본으로 삼은 기업 가운데 비금융 기업(2002년 477개사, 1999년 318개사)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결과 괴리도와 기업 성과간에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괴리도를 일정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대체로 괴리도가 0.2∼0.4 구간에 있을 때 기업 성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분석 결과 2002년 실적을 토대로 한 경우 괴리도가 0.207 미만인 기업의 자본수익률(ROE)은 8.11% 였으나 0.207 이상 0.395 미만인 기업은 9.89%, 0.395 이상 0.653 미만인 기업은 11.11%를 각각 나타냈다. 괴리도 0.653 이상인 기업의 ROE는 7.54%로 낮아졌다. 또 괴리도 0.653 미만 기업들은 자산수익률(ROA)이 구간별로 3∼4%대를 나타냈으며 0.653 이상인 기업들은 1.74%로 뚝 떨어졌다. 1999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분석에서도 괴리도 0.185 이상 0.390 구간의 ROE와ROA가 각각 8.18%, 3.15%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괴리도가 매우 높은 구간에서 기업 성과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5년 이하 신설 기업을 제외할 경우 그러한 현상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괴리도가 클수록 기업 성과는 저하된다는 공정위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괴리도가 일정 수준 존재할 때 기업 성과가 좋아지는 것은 대주주가 소유권보다 높은 지배권을 행사할 때에도 순기능이 발휘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며 오너 경영의 장점이 단점을 능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배 주주의 괴리도를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은 경영진의 효율적인 감시 체계하나를 무조건 버리는 것으로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문제는 투명성이며 이는 적대적M&A 허용, 사외이사제도 도입, 소액주주 권한 강화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