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게임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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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의 해외 소개엔 "옛보자기 전시회가 최고"라고 한다.
외국에서 우리 조상의 얼이 담긴 도자기나 그림 전시회를 열자면 포장과 운송부터 큰 일이지만,보자기는 오동나무 상자 한두 개에 차곡차곡 담아들고 가서 세계 어디든 펼쳐놓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게임 전시회도 비슷하다.
CD 몇 장 만 가져가면 되니까.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무겁고 부피 나가는 걸 운반할 일도 없고 패션처럼 모델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러나 반응만 좋으면 수출액은 풍선처럼 불어난다.
제조업 평균수익률은 4∼5%지만 게임 수익률은 33%에 이른다.
게임의 힘은 이처럼 막강하다.
게다가 현재 6백18억달러인 세계시장 규모는 2007년 1천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랫동안 미국(PC게임)과 일본(비디오ㆍ아케이드 게임)이 양분해온 게임계에 한국이 온라인게임으로 뛰어들 때 반응은 '글쎄'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세계 각국에 한국 온라인게임을 수출한다.
게임산업이 21세기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디지털 콘텐츠산업의 으뜸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러나 문제도 적지 않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때문에 규제 또한 넘쳐난다.
중국 등에선 한국게임 견제 움직임이 강화되는데 과거 도자기나 애니메이션 업계가 그랬던 것처럼 과당경쟁으로 인한 출혈수출 조짐도 보인다.
창작인프라 확충이 시급한데도 정부 부처간 관할 다툼으로 법ㆍ제도조차 정비되지 않고 있다.
엊그제 출범한 한국게임산업협회(KAOGI,회장 김범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인 셈이다.
목표는 게임중독 예방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사회적 편견 타파,해외시장 개척 공조,자율 규제시스템 정립,게임관련 정책 제시 등.
세계는 지금 게임전쟁중이다.
인터넷의 위력은 전날 밤 일본에서 일본어로 발표한 콘텐츠 내용이 다음날 아침 국내에 번역까지 돼 뜬다고 할 정도다.
모처럼 승기를 잡은 세계게임대전에서 이길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업계 전체가 힘을 모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하나의 게임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획단계부터 공조하는 체제를 구축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