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거대 유럽연합(EU)이 5월1일 출범한다.


동구권과 지중해 연안 10개국을 받아들여 25개 회원국이 뭉친 경제블럭이 탄생한다.


새로 EU에 가입하는 국가는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키프로스 몰타.


이들의 가입으로 거듭나는 EU는 정치.경제적으로 막강한 결속력을 과시하며 국제 역학구도에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 유럽으로 분열됐던 유럽이 역사상 최대의 '정치.경제 빅뱅'을 이뤄냈다"며 "경제 번영을 위한 유럽 대륙의 대약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EU의 '빅뱅'은 미국에 맞먹는 '업그레이드된 단일 경제권'을 출범시킨다.


EU는 이번 확대로 인구가 3억8백만명에서 4억5천만명으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은 9조4천억달러,교역 규모는 2조3천억달러로 확대돼 세계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회원국들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회원국들은 단일시장 출범으로 투자와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규 가입국들은 서유럽의 민주주의와 정치안정은 물론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직수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신규 회원국들은 당장 유로화를 채택하지는 않으나 가입과 동시에 EU의 관세동맹(Customs Union)에 자동 편입,관세인하 혜택도 받게 된다.


동유럽 지역의 저렴한 인건비를 겨냥한 역내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도 예상된다.


제2의 기축통화로서 유로화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에서는 EU 가입 자체가 경제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며 "이번에 새로 가입하는 10개국 외에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도 후보국으로 올라 있어 앞으로 대서양에서 시작된 EU는 우랄산맥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EU의 확대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현 회원국과 새 회원국 간의 경제적 격차.


신규 회원국의 GDP 합산액은 EU의 5% 수준에도 못 미치며,신규 가입국에서 들여오는 기존 회원국의 수입액은 EU 전체 GDP의 1%선에 불과하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확대에 따른 경제 부양효과가 연평균 0.7%를 넘지 못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회원국간 빈부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도 관건이다.


서유럽 회원국에서는 벌써부터 부(富)를 좇아 서유럽으로 대거 이동하는 '불법이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데이비드 바우어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신규 가입국들이 EU의 생활 수준과 구매력을 따라잡는 데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신규 가입국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통합의 효과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