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패션인형 완구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 '바비'인형. 그러나 국내에서만큼은 그다지 큰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바로 31년 동안 완구 한우물을 파고 있는 미미월드(대표 이인규)의 토종인형 '미미' 때문이다. '미미'는 국내 고급패션인형시장을 30% 이상 점유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외국의 경우 바비인형의 아성에 도전하는 토종제품이 거의 없는 것과 비교하면 바비의 국내시장 장악을 막는 파수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미미의 경쟁력은 시장선점과 국내소비자들의 취향을 재빠르게 반영하는 전략에 있다. 국내 처음으로 패션인형을 선보였고 한국 어린이들의 정서를 반영한 인형옷이나 액세서리를 속속 내놨다. 지난 73년 완구 도·소매로 사업을 시작한 이인규 대표와 부인 김영희 전무는 81년 국내 처음으로 옷을 갈아입히는 여아완구 패션인형 미미를 제품화했다. 이 대표는 "미미에게 인격과 개성을 부여했어요. 미미는 10살인데 친구와 가족이 있고 그림을 잘 그려요. 대신 산수는 싫어하죠"라고 말한다.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를 반영해 '인격을 지닌 소녀'를 만들어 낸 것이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광고용 노래까지 제작해 대중매체에 광고를 하며 시장선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번 어린이날 신제품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미미와 친구들"이라며 "국내에서 불고 있는 인라인 열풍을 인형의 세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했다"고 말했다. 미미월드는 이제 여아완구 전문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종합완구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유아들을 위한 코코파티나 베베, 밀가루로 만든 주물럭 완구 칼라밀, 청소년층 이상을 위한 보드게임, 남아용 게임기 포켓몬, 강아지인형 시리즈 등이 최근 2년 동안 선보인 제품들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