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 동북부 도야마에서 나가노까지 장장 2백리.


다테야마(立山)를 비롯 3천m급 고봉들이 파죽지세로 내달리는 일본 산악관광의 중심, '재팬알프스'를 관통하는 다테야마ㆍ구로베 알펜루트가 지난달 17일 개통됐다.


엄청난 양의 눈으로 인해 12월부터 시작되는 4개월간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사람들의 발길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머리에 흰 눈을 인 거대한 덩치의 산봉우리들이 풀어 놓는 대자연의 절창, 다양한 종류의 '탈것'이 주는 잔재미, 무엇보다 천장 높은 반듯한 터널을 연상시키는 설벽길이 경이로운 다테야마ㆍ구로베 알펜루트를 찾아보자.



다테야마ㆍ구로베 알펜루트의 도야마쪽 출발점은 다테야마역.


해발 4백75m 지점의 이 역사는 이국적 분위기의 주변 풍광으로 첫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나름대로 독특한 주제 아래 꾸민 사설박물관들도 시선을 붙든다.


역사에서 시작되는 가파른 오름길에 궤도열차 길이 놓여 있다.


다테야마ㆍ구로베 알펜루트 탐방을 도와주는 다양한 종류의 탈 것 중 첫 타자다.


궤도열차를 타기 전에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쇼묘폭포다.


이 폭포는 쇼묘강이 시작되는 물줄기에 의해 바위절벽이 V자 형태로 깎여 만들어졌다.


4단으로 내리 떨어지는 두개의 물줄기는 3백50m의 낙차를 이뤄 보는 이를 압도한다.


버스와 도보로 왕복 1시간쯤 잡는다.


다시 다테야마역에서 궤도열차를 타고 7분쯤 오르면 비조이다라.


해발 9백77m 지점으로 순식간에 5백m 높이의 산을 탄 셈이다.


비조이다라에서는 고원버스로 갈아탄다.


고원버스는 구불구불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길을 천천히 오른다.


20분쯤 가면 오른쪽 아래 먼 곳의 폭포가 눈에 잡힌다.


다테야마역에서 빠져 들어가는 쇼묘폭포로, 가까이서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그렇게 50분쯤이면 무로도에 닿는다.


무로도는 해발 2천4백50m의 고원지대.


무로도에 들어가기 직전 다테아먀ㆍ구로베 알펜루트의 상징인 설벽길을 지난다.


길 양편에 버티고 있는 5∼6m 높이의 수직 설벽이 터널처럼 이어져 있다.


눈이 많은 해의 설벽 높이는 20m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이 설벽길을 유키노 오다니(눈의 계곡)라 부르며 알펜루트 최대의 볼거리로 꼽는다.


햇볕이 강렬해지면서 설벽의 높이는 낮아지지만 6월 초까지는 그 느낌을 즐길 수 있다.


무로도는 짧은 산책을 즐기기에 알맞다.


칼데라호수인 미쿠리가케 주변에 산책로가 잘 나 있다.


이 칼데라호수는 눈을 인 다테야마 연봉을 반영,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푹 곪은 달걀냄새가 나는 지옥계곡도 있다.


진한 유황온천의 물줄기가 간헐적으로 뿜어 나오는 곳으로 온천천국인 일본에서도 알아준단다.


빠른 걸음으로 휘 둘러보면 30분 정도, 지옥계곡까지 천천히 살펴보려면 2시간 정도 걸린다.


다테야마 정상 정복에 나설 수도 있다.


왕복 3시간의 트레킹 코스가 잘 정비돼 있다.


튼실한 등산화만 신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보통의 패키지상품은 일정상 다테야마 정상 트레킹이 어려운게 흠.


무로도에서 트롤리버스를 타고 다테야마 가슴팍을 관통하는 터널을 지난다.


10분쯤 달려 터널을 빠져 나오면 다이칸보.


이어지는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쪽 구로베다이라로 내려간다.


표고차 5백m 정도로 하늘에 둥둥 떠 내려다보는 풍광이 가슴에 남는다.


구로베다이라에서 10여분 정도 궤도열차를 타고 가면 구로베댐과 마주한다.


구로베댐은 일본 최대 규모의 댐.


겹겹이 늘어선 산줄기의 신록과 구로베댐으로 생긴 인공호수의 짙푸른 물줄기가 시선을 압도한다.


댐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트롤리버스를 타고 터널을 통과하면 다테야마ㆍ구로베 알펜루트의 동쪽 관문격인 오기사와에 닿는다.


구로베협곡 관광을 겸하면 금상첨화.


구로베협곡은 일본에서 가장 험한 협곡.


협곡 허리춤을 파고드는 협궤 산악철도가 발걸음을 돕는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 게야키다이라역에 이르기까지 46개의 터널과 21개의 철다리를 지나는 산악철도는 1시간30분 가량 아슬아슬한 협곡탐방의 묘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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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아시아나항공이 매주 월ㆍ수ㆍ토 도야마 직항편을 띄운다.


비행시간은 2시간 정도.


도야마에서는 고카이야마 가쇼쓰쿠리에 들러볼 만하다.


한국의 민속촌과 비슷한 곳으로 일본 원주민들의 주거생활양식을 엿볼수 있는 전통가옥들이 보존돼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도야마와 접해 있는 이시카와현의 가나자와에는 겐로쿠엔이 있다.


고라쿠엔, 가이라쿠엔과 함께 일본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자유여행사(02-3455-0004)는 '도야마ㆍ시라카와ㆍ알펜루트 4일' 여행을 안내한다.


5월7ㆍ14ㆍ21ㆍ28일 출발한다.


알펜루트와 가쇼쓰쿠리, 겐로쿠엔에도 들른다.


1인당 89만9천원.


롯데관광(02-399-2302)은 알펜루트 3~5일 상품을 판매중이다.


일정과 출발일에 따라 69만9천~1백4만9천원.


정우여행사(02-723-3360)는 '알펜루트 4일'(79만9천원), '북알프스 산악등반 4ㆍ5일'(각 91만9천원, 99만9천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