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고 거칠게 달린다. 바람이라고 이보다 더 빠를수 있을까. 13세기 칭기스칸의 대제국 몽골,그 장엄한 역사가 소리없이 꿈틀대는 땅에서 '방랑의 자유'를 만끽한다. 눈을 들면 끝모르게 펼쳐진 초원에,그 보다 더 푸른 빛의 호수가 이어진다. 한켠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유목민의 이동식 천막숙소 겔도 다른 차원의 세상을 연상시킨다. 어느새 가슴 깊은 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워지고,환해진 눈길도 수평선 너머의 또다른 경계를 향한다. 한여름의 강렬한 햇볕을 향해 달려가는 계절. 몽골,드넓은 초원의 한복판으로 향한다. 몽골여행의 출발점은 울란바토르. '붉은 영웅'이란 뜻의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수도이며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 한국산 자동차가 많아 거리가 낯설지 않다. 1921년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혁명영웅 담디니 수크바토르의 이름을 딴 수크바토르광장을 중심으로 시가가 형성돼 있다. 복드칸궁정박물관이 눈에 띈다. 혁명 전 제8대 마지막 생불인 복드칸의 겨울궁전으로 많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간단사는 중국의 종교억압 속에서도 살아남은 몽골의 유일한 사원. 라마승들의 종교행사가 연중 공개된다. 자연사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화석이 전시돼 있는데 특히 거대한 공룡의 전신뼈 화석이 볼 만하다. 울란바토르에서 비행기로 1시간30분,다시 버스로 3시간 정도 달리면 닿는 홉스굴은 몽골의 자연을 보여주는 곳. '몽골의 스위스'로 불리는 이곳은 몽골에서 가장 큰 호수의 수정처럼 맑은 물과 주변의 소나무숲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연어 외에 물고기가 풍부하며 엘크,무스 등의 야생동물과 각양각색의 꽃들도 빼어난 자연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여름에는 유람선도 탈 수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80㎞쯤 떨어진 국민휴양지 테를지는 또 다른 멋을 풍긴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에 깊지 않은 계곡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테를지로 가는 길의 거대한 거북바위도 신비롭다. 하라호름도 관광지로 빠지지 않는다. 울란바토르 남서쪽 4백㎞ 지점에 있는 이곳은 칭기즈칸이 부족을 통일한 뒤 세계전략을 위해 세운 고도로,쿠빌라이칸이 베이징으로 천도하기 전까지 몽골제국의 중심이었다. '1백개의 보석'이란 의미의 에르덴주사원이 유명하다. 베이징 천도 이후 폐허로 변한 하라호름의 돌들을 모아 세운 사원으로 몽골 초기불교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하라호름에서 80㎞ 떨어진 오르홍강 상류의 후르후레는 대초원과 강을 모두 볼 수 있는 곳. 특히 장대한 폭포의 물줄기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준다. 후스테인누루 자연보호구역에서는 프리체발스키 몽골야생마를 볼 수 있다.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이 야생마는 몽골에서도 이 지역에서만 종을 보전하고 있다고 한다. 하라호름과 울란바토르 중간에 있는 바양고비는 사막과 대초원이 공존하는 곳 중의 하나로 이름 높다. 초원에서의 승마체험과 함께 유목민 생활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남고비의 도청소재지인 달랑자드가드도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쌍봉낙타투어가 그것이다. 쌍봉낙타 등에 올라 사막의 둔덕을 오르내리며 초원의 푸르름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일년 내내 얼음을 볼 수 있는 욜암계곡의 아름다움도 확인할 수 있다. [ 여행수첩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직항편이 다닌다. 대한항공은 월.목요일,몽골항공은 월.수.금.일요일 한차례씩 출발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30분. 한국 보다 1시간 늦다. 요즘은 서머타임제를 실시해 시차가 없다. 화폐단위는 투그릭. 원화가치와 비슷하다. 포커스투어즈(02-397-3322)는 '몽골 5일' 여행을 안내한다. 울란바토르와 테를지,바얀고비를 둘러본다. 매주 월.수 출발한다. 5월중 1인당 89만9천원에 판매한다. 6월에는 94만9천원으로 조금 오른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