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song@krri.re.kr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어느 광고처럼 요즘엔 인터넷이 웬만한 궁금증은 다 해결해 준다. 그 많은 내용을 누가, 어떻게 다 담았을지 오히려 그게 더 궁금할 정도다. 하지만 과학 꿈나무들에겐 몸으로 체험하지 않고 머리로만 이해하는 인터넷이 오히려 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올해 과학의 달, 과학의 날에는 이벤트·전시·체험 프로그램에 과학연극·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고 한다. 그러나 만지고 느끼고 실험해보는 체험 과학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제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설과 기반을 확립해야 할 때다. 자연과 과학기술에 관한 박물관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국립중앙과학관이나 서울과학관 등이 있지만 지금의 시설로는 똑똑한 요즘 우리 아이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미국의 다락방이라고 불리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다. 16개의 박물관과 9개의 연구소를 거느린 미국 문화의 상징이다. 이집트의 미라에서부터 최첨단 컴퓨터까지 지구상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곳을 방문한 교사들은 과학놀이에 몰두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잊은 아이들을 찾느라 애를 먹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박물관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과학의 꿈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과학박물관은 과학의 과정과 결과를 직접 보고 느끼게 하면서 발명과 발견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려준다. 전시와 교육을 통해 과학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가치를 생각하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연현상이 얼마나 절묘하게 얽혀 있는지, 그래서 우주의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도 체험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과학이 신비롭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체험하고 해낼 수 있다는 능력과 자신감을 체험적으로 느끼게 한다. 학교시설로는 어려운 체험을 박물관에서 얻고, 그 체험을 통해 미래의 지식과 정보를 상상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바로 '과학기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라는 과학의 달 표어를 실현하는 곳이다. 과학과 대중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교육공간이며 창의적 발상의 현장이다. 스미스소니언 같은 우리의 박물관에서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근사한 놀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 결코 허황된 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