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언론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이라크파병,대북문제,미군철수를 둘러싼 한국의 대미 외교 정책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 한국 총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14일 AP통신은 '자유주의 진보 정당이 국회를 장악할 경우' 한·미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는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독립과 북한과의 화해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대통령을 견제할 보수 국회가 사라진다면 향후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뚜렷한 세대 및 이념간 대결 양상도 관심거리다. 13일자 뉴욕타임스는 열린우리당의 약진을 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을 소개했다. 반공·친미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는 친북·반미 세력의 성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계하는 반면 젊은 진보주의자들은 권위주의적 유교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보고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자에서 한국에서 선거를 둘러싸고 이같은 긴장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사 정권과 싸웠던'386세대가 정치 경제 언론계에 포진해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와 충돌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386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미군 철수나 감축에 더 동조하고 있으며,엄격한 유교사회를 개방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는 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성장하면서 베트남 철수를 요구하는 반전운동이 일어나고 빌 클린턴 같은 젊은 지도자가 등장한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한국 총선에서 인터넷과 휴대폰 메시지가 여론 표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며 "세계 1위 인터넷 접속률을 자랑하는 한국이 디지털 민주주의의 실험실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