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독교인들이 11일 부활절을 기념해 한목소리로 세계 평화를 기도한 가운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전세계인들에게 테러와의 투쟁을 촉구했다. 교황은 인류에 테러의 "비인간적인"현상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인류가 자신들을 괴롭히는 악에 대항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라크의 기독교계도 비교적 소규모이지만 이슬람 시아파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사태로 인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활절 행사를 가졌다. 이라크 칼데아 교회의 한 사제와 바그다드 성모교회 사제인 에마뉘엘 델리는 부활절 설교를 통해 이라크내 유혈충돌의 종식을 호소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 포트후드기지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는 매우 힘든 한주였다"며 "나의 기도와 생각은 우리의 안전을 위해 최상의 값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수백명의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의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예배에 참석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계 기독교인들은 부활절이 유대인 유월절과 겹치면서 안전을이유로 이스라엘 통행이 불허돼 예루살렘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최근 3년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폭력사태로 그동안 수천명씩 몰려들던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겼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세이 2세 러시아정교회 총주교가 집전한 자정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특히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러시아 정교회와 카톨릭 교회의 부활절이 같은날이어서 알렉세이 2세 총주교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로 축하메시지를 주고받기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우간다의 종교지도자들이 정부와 반군인 `신의 저항군'(LRA) 간대화를 촉구했다. 성경의 10계명에 근거한 정권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LRA가 개입한폭력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수만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150만명이 유랑생활을 하고 있다. 부활절이 주요 휴일인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축제도중 자동차 사고나 총기사고로수백명이 숨지거나 부상했다. 최근 인종충돌 격화로 고통받고 있는 발칸반도에서는 카톨릭 교도인 크로아티아인들 수십만명과 소수 세르비아 정교회 교도들은 모두 함께 부활절을 기념했다. 이들은 모두 부활절 예배에서 세계평화와 종족간의 사랑을 강조했다. 한편 부활절 전날인 10일 인도네시아 휴양도시 포소의 한 교회에 닌자 복장의괴한 2명이 침입해 총을 난사, 신도 7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바티칸시티 AF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