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나선거법 개정으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규정이 엄격해 각 후보들이 자원봉사자들을활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당은 물론, 식사를 제공하는 것도 금지돼 봉사자들이 자비로 김밥이나 컵라면등을 먹는 사례가 흔하며 일부 열성파들은 휴가를 내거나 자기 업무가 끝난 뒤 선거운동을 돕기도 한다. 그러나 겉으로만 '자원봉사'지 실제로는 선거가 끝난 뒤 보상 등을 약속하고 일을 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밥은 각자 알아서 =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나 교통비를 제공할 수 없게 되면서 각 후보 캠프 운동원은 '끼니'를 각자 알아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전 지역 모 정당 후보는 식당에서 밥을 사먹일 수 없게 되자 선거사무실에서점심을 지어 자원봉사자 20여명에게 먹였으나 이마저 선관위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아 중단했다. 경남 진주을에 출마한 한 후보 선거캠프도 지역농민들이 가져온 쌀과 반찬으로즉석에서 식단을 꾸미거나 사비를 모아 그때그때 식사비를 지불하고 있다. 통영.고성 선거구의 한 후보는 자원봉사자 20여명을 오전, 오후팀으로 나눠 일하게 하는 등 아예 점심시간을 피해 활용한다. 이 캠프 관계자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거리유세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자원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스스로도 행여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식사를 각자 해결하거나 일부러 집에 가서 먹기도 한다. 정당에 속한 후보는 유급 선거사무원을 4명까지 둘 수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무소속 후보들은 이마저 없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인연도 가지가지 = 자원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친인척을 동원하는 것은 아주흔한 사례고 교수 출신 후보의 경우 제자나 후배 교수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영남대 교수 출신으로 경산.청도지역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권기홍 후보의 제자한모(45.자영업)씨는 권 후보의 이름과 당 기호를 연상시키는 `홍삼 드링크'를 구입해 들고다니며 권 후보를 홍보하고 있다. 한씨는 또 권 후보가 지역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슈퍼맨'이라며 슈퍼맨 복장까지 입고 다닌다. 대구대 교수 출신의 윤덕홍(대구 수성을.열린우리당) 후보, 경북대 교수 출신윤용희(대구 달성.열린우리당) 후보, 평택대학교 교수 이병진(민주당) 후보들도 제자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으며 한나라당 수원 장안 박종희 후보는 수원고등학교 동문들이 자원봉사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참사 당시 인정사망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하철참사 추모사업추진위원장도 맡고 있는 김준곤(대구 달서갑.열린우리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한 적도 있어 당시 인연을 맺은 고 허원근 일병 가족 등 의문사 유가족 일부도 최근 대구에서 김 후보 지원 연설을 하기도 했다. ▲'무늬만 자원봉사'도 =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애쓰는열성파들도 많지만 이면 계약 또는 총선 후의 `떡고물'을 염두에 두고 활동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강원도 태백지역에는 차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나설 사람들이유력 후보 사무실에 찾아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 주변에서 "그곳에 가면 시장 후보들이 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민주노동당 한 후보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소재로 학과 리포트를 준비하기도 한다. 선거운동 과정을 잘 아는 한 당 관계자는 "일부 후보의 경우 추후에 보상을 약속하고 명목상의 자원봉사자를 두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는 실질적으로는 유급 운동원인 셈"이라고 지적한다. 일당을 주지 못하게 되자 자원봉사를 자처해도 후보 측에서 믿지 못하는 사례도있다. 대전의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인 경우 상대 후보 진영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있어 엄격한 자체 심사를 통과해야 사무실 근무자로 쓴다"고 말했다. (대구.태백.대전=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