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경영이 성공의 비결인가.'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는 유럽판 12일자에서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적 조사를 통해 가족 경영이 미국식 경영모델에 비해 탁월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최고중 최고(Best of the best)'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단기 업적에 경영력을 집중하는 미국식 경영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가족경영이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금융전문 분석 기업인 톰슨 파이낸셜사가 지난 10년간 유럽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독일의 가족경영 기업은 주가가 2백6% 오른 반면 비(非)가족경영 기업은 47% 상승에 그쳤다. 프랑스도 가족경영 기업과 비가족 경영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각각 2백3%와 76%로 나타났다. 이 잡지는 가족경영 기업은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경영에 접목시킴으로써 결실을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개 상장된 가족 경영 기업은 가족 경영의 장점과 시장원리를 조화시켜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세로노 바이오테크나 쿠델스키 디지털 시큐리티, 스페인 건설사 악치오나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창립자 가족이 경영하고 있다. 독일의 BMW, 프랑스의 케이블방송인 티에프원(TF1) 등의 기업에서는 가족 소유주들이 전문경영인에게 큰 기준(standard)만을 제시한다. 프랑스 로레알이나 사노피신테라보 같은 기업에서는 가족 소유주들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안정적인 존재 자체가 미묘한 영향을 미친다고 뉴스위크는 소개했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원(IMD) 가족경영 센터장인 요아힘 슈바스씨는 "이들 가족경영 기업이 모두 강력한 리더십과 오랜 조직 유산(long institutional memory)을 갖고 있다"며 "가족경영기업 구성원들은 어디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에 신뢰를 높여주며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 원천이 된다고 뉴스위크는 강조했다. 이 잡지는 가족경영의 우위 요소로 유능한 전문경영인 확보노력과 물려받은 재산을 지키고 증식하려는 가족들의 욕구를 꼽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BMW를 들었다. 지난 1959년 BMW가 사업부진을 겪을 때 기업을 지키려는 콴트가(家)의 저지가 없었으면 다임러벤츠에 넘어갔을 것이란 얘기다. 헤리베르트 콴트의 두 자녀인 스테판(37)과 수잔클라텐(41)은 경영학을 전공한 후, BMW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콴트가 사람들은 자신들을 기업가형 주주(Entrepreneurial shareholder)로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뉴스위크는 유럽에서 성공의 비밀을 찾고 싶거든 가계도를 살펴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