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최근 이라크에서 미군과 시아파 과격세력간 무력충돌로 `제2의 전쟁'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병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또 경의선과 동해선을 통한 남북한 교류증진에 따른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비해군사시설을 대폭 강화하고 서북해역의 군사적 안정을 위해 현지 합동대책반을 운영키로 했다. 조영길 국방부장관은 9일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에게 행한`2004년도 국방부 주요업무 보고'에서 자주적 선진국방 구현을 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신개혁, 국방제도 개선, 군전력구조 정비 목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조 장관은 최근 미국과 합의한 대로 자이툰부대를 조만간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파병해 한.미동맹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치안이 최근 급격히 악화되면서 파병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북부 아르빌 또는 술라이마니야에 자이툰부대를 파병키로 한 미국과 약속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조사단이 9일 오후 이라크로 출국해 파병예정지를 돌며 현지 치안정세와 주민여론, 숙영지 여건 등에 대한 조사를 19일 종료하면 구체적인 주둔지를 결정, 늦어도 6월 말까지는 파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조 장관은 이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한미 양국이 포괄적 전략평가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실시하고 연평도와 대청도 등 서북해역에 군과 해경, 해양수산부 요원들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을 운용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합동대책반은 어선들이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지 않도록 조업질서를 유지하고 통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또 경의선과 동해선을 통한 물적, 인적 교류가 늘어나면서 대북군사태세가 약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도로와 선로 주변에 전차차단 장애물과 군사장비를 대폭 설치하기로 했다. 자이툰부대의 이라크 파병결정에 반발한 과격 이슬람세력 등의 테러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국정원, 경찰 등과 공동으로 테러유형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숙지하는 방안도 보고됐다. 군은 또 전력구조 발전을 목표로 정찰위성과 조기경보통제기, 합동 C4I(전술지휘통제)체계 등을 확보해 감시체계 및 지휘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신궁.천마, 중거리대공유도무기, 신형 화생방 보호의 등을 확보, 방호능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밖에 올해 유효기간이 종료되는 방위비분담금 협정 개정과 주한미군 재배치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6∼9월 협상을 실시하고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는 9월 미국에서 개최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